지난 19일(월) 서울대 포함 전국 44개 대학 여교수회가 ‘미투(#MeToo) 운동’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미투는 우리 사회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번 선언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KAIST 등 국내 대학 평교수 조직이 수평적으로 연대해 실질적으로 선언문을 발표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선언은 서울대 여교수회가 발의하고 44개 대학의 평교수 조직이 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서울대 여교수회 전화숙 회장(컴퓨터공학부)은 “이번 선언은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누적된 성차별과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 경종을 울리고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교수회 차원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고 이에 따라 선언문을 작성한 뒤, 개인적으로 각 대학의 지인에게 연락해 연대와 동참을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 대학 평교수 조직의 연락망이 없는 상태에서 단 며칠 만에 44개 대학의 여교수회가 선언에 동참했다는 것은 미투 운동에 이미 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교수들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44개 대학 여교수회는 선언문을 통해 미투 운동의 의의를 설명하고 이로 인해 변화해 나갈 사회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44개 대학 여교수회는 선언문에서 “미투 운동이 폭로나 고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시발점이 돼 본질적인 변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 및 문화 개선을 위한 차분하고 합리적인 논의가 일어나길 기대한다”며 “특히 정부는 이 기회를 지속 가능하고 실행 가능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44개 대학 여교수회는 학내 성폭력·성차별 문제 해결에도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교는 모든 구성원이 안전하게 자기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함에도 성폭력·성희롱·성차별 문제가 제기돼 왔다”며 “이번 운동이 대학 사회에 변혁을 가져와 대학이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모두가 건강한 시민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회장은 “학내 성폭력·성차별을 예방하기 위해선 학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형식적인 온라인 교육이 아닌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미 발생한 사건에 관해선 피해자들이 자신이 입은 피해에 대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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