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간표와 새로운 사람을 마주하고 새로운 소식을 듣고. 대학생에게 3월 한 달은 개강을 맞아 갑자기 새로워진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다. 특히 무언가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리는 내게 3월은 더욱 바쁜 달이다. 누군가는 이미 모든 것에 익숙해졌을지 모르지만, 나는 개강한 지 한 달이 된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당연히 『대학신문』을 집어 든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1960호엔 정신 없었던 지난 한 달 동안 스쳐 지나가듯 들었던 여러 이슈가 정리돼 있었다. 덕분에 머릿속에 카카오톡 채팅방의 공지와 연서명 링크로만 남아 있던 소식들을 떠올려보고, 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호엔 생활협동조합과 부동산 대책 등 여러 흥미로운 소식들이 들어 있었다. 가장 관심 기울여 읽었던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2면과 3면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궁금해했으나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던 사건들을 지면을 통해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였다. 또 다른 이유를 들자면 바로 지면이 구성돼 있는 방식이다. 2면 상단에 위치한 기사는 교원 징계 절차의 허점을 이야기하는데, 다음 면 상단 기사는 징계 철회를 위해 투쟁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란히 붙어 있는 두 기사는 당연히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데, 두 헤드라인이 이루는 대비를 보니 씁쓸한 웃음이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3면 하단에는 교원의 징계가 계속 미뤄지는 데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묘한 대조를 이루는 기사들이 재치 있게 배치됐다고 느낀 이유다. 레이아웃을 이용해 학내의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각각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셈이다.

다만 1면의 구성이 조금 아쉬웠다. 신문의 1면은 읽는 사람의 시선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다. 그러므로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 흥미로운 헤드라인이나 사진이 활용된다. 1960호에서 선택한 것은 사진이었다. 사람의 시각이 글보다 이미지에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면의 절반을 사진으로 채운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사진이 과연 폐수영장의 사진이었어야 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1면의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두 기사는 각각 시흥캠퍼스 사안과 총장 선출을 다루고 있다. 두 사안이 학교의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고려한다면 이들이 지금보다 좀 더 부각돼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신문』 1960호를 처음 마주했을 때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두 개의 헤드라인이 아니라 그 위에 위치한 이미지일 것이다. 중요한 기사들이 사진에 눌려 힘을 잃는 듯이 비춰져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까지 읽었던 것들을 떠올려 보면 하나의 신문에 있어 레이아웃을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고민들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당연히 1960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다만 한 명의 독자로서 이번 호를 읽으며 아쉬웠던 점도 분명 있었기에 간단히 적어본다.

최민영
국어국문학과·16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