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선(출)여지도: 학내 구성원들이 바라는 총장의 모습을 그리다
총(장)선(출)여지도: 학내 구성원들이 바라는 총장의 모습을 그리다
  • 임진희 취재부 차장, 조현상 취재부 차장
  • 승인 2018.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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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제27대 총장 선출을 앞두고 『대학신문』이 주최한 공개 좌담회가 아시아연구소(101동) 삼익홀(220호)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선 ‘차기 총장에게 기대하는 점 및 서울대의 발전방향 제언’을 주제로 학내 구성원을 대표하는 네 기구가 모여 대담을 나눴다. 좌담회 패널로는 교수협의회 임정묵 교수(농생명공학부), 대학원총학생회 홍지수 사무총장(치의학과 석·박사통합과정·05), 서울대노조 류영민 수석부위원장, 그리고 총학생회에선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이 참여했다. 사회는 대학신문사 부주간인 우종학 교수(물리·천문학부)가 맡았다.

이번 총장선출 과정엔 이전보다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정책평가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처음으로 학생 전체가 총장예비후보자들의 정책을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책평가단에 참여하는 교원과 직원 수도 이전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현재 총장추천위원회는 총장후보대상자 10명을 확정 지었으며, 이번 주 금요일엔 이들 중 5명을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정책 평가를 받는 총장예비후보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에 이번 좌담회에선 학내 구성원 각각이 바라는 총장의 모습을 묻고 서울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차기 총장 후보자들이 눈여겨봐야할 질문들을 △리더십 △연구 및 교육 △복지 △재정 △거버넌스로 정리했으며, 패널들은 이를 바탕으로 4년간 대학을 책임질 차기 총장의 자질을 꼽았다.

좌담회의 내용은 실제 발언을 바탕으로 가독성을 고려해 재구성됐습니다.

참여패널

△교수협의회: 임정묵 교수(농생명공학부)
△총학생회: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
△서울대노조: 류영민 수석부위원장
△대학원총학생회: 홍지수 사무총장(치의학과 석·박사통합과정·05)

총장의 리더십, 학내 구성원들은 총장과의소통 원한다

총장예비후보자에 대한 정책평가 항목 세 가지 중 하나는 ‘비전과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총장 후보자가 자신의 정책을 얼마나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학내 구성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네 명의 패널들은 입을 모아 총장이 반드시 가져야 할 리더십으로 ‘소통’을 강조했다. 총장은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교수, 직원, 학생 모두를 아울러 대학의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는 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총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국고출연금 확보, 다양성 존중, 사회공헌 등이 언급됐다.

▶사회: 총장이 가져야 할 리더십과 인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임정묵: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학문의 자유가 아닐까. 학문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덕망을 갖춘 사람이 총장이 돼야 한다. 차기 총장은 정량적 가치보다는 정성적 가치를 중시하고 학내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이 세워준 서울대의 사회적 소명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가진 분이길 바란다.

신재용: 소통을 기반으로 한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 총장들은 학내 구성원과의 소통이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총장의 리더십으로서 카리스마도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바람을 아는 것이 먼저다. 2016년도에 있었던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 같은 경우에는 총학생회(총학)에 3분 전에 통보됐다. 사회학과 H교수나 본부 점거 학생 징계 논란도 소통의 부족으로 일어난 문제라고 생각한다.

류영민: 서울대노조에선 차기 총장 후보들에게 본부 정문을 회전문으로 만들자고 건의했다. 차기 총장은 문을 활짝 열고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홍지수: 학내 구성원별로 각자의 입장이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다. 총장은 이런 모든 생각과 고민을 열심히 들어줬으면 한다.

교육과 연구, 대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교육 및 연구 기관으로서 서울대는 교수와 학생들에게 충분한 여건을 제공하고 있을까. 그동안 서울대는 세계 대학 순위 상승을 목표로 해외 석학을 초빙하는 등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한 작업을 해왔다. 그러나 일부 학과의 대학원 정원이 미달하는 등 기초학문 분야 연구의 경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연구실 뒤편에선 논문 표절, 인권침해 등의 윤리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패널들은 현재 서울대의 교육, 연구 환경을 진단하고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일각에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 방식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사회: 연구, 교육 분야에서 차기 총장이 제시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홍지수: 여러 질문 중 답하기에 가장 고민이 된 질문이었다. 연구와 교육의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정책에 따라 특정 분야에 연구비가 집중될 수는 있지만, 최대한 많은 연구자가 본인의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말이다. 교육은 대학의 존재 이유다. 대학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완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임정묵: 대학 교육은 우수한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의 문제다. 서울대는 아직 교육 방식에 있어 보수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현장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학점제를 폐지하고 S/U로 평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신재용: 교육 분야의 과제로는 학생들의 수업권 확보가 있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기 위해 등록금을 비롯해 실습비, 답사비, 재료비 등을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글쓰기의 기초’ ‘대학영어’ 등 기초교과목을 수강신청할 때조차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기 총장은 학생들의 수업권 향상을 위해 사소한 부분부터 노력할 필요가 있다.

임정묵: 수업권과 관련해 기초과목은 여러 학과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해볼 수 있다. 동일한 분야의 과목들끼리 커리큘럼과 수업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총장이 고민해줬으면 한다.

홍지수: 연구 및 교육 환경과 관련해 더 이야기하자면, 대학원생의 경우 장학금과 졸업에 대한 결정권이 지도교수에게 있다. 사회학과 H교수와 같은 일명 ‘갑질’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지도교수를 바꿀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교육, 공부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학교가 나서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교수와 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복지를 듣다

현재 캠퍼스 안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살아가고 있다. 교수, 직원, 학생 모두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보다 나은 노동, 교육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각 패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학교의 또 다른 노동자인 교수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그리고 강의실과 연구실에서 학생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해 복지 확충을 주장했다.

▶사회: 학내 각 구성원들이 바라는 복지가 다를 것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총장에게 바라는 복지 확충 정책은 무엇인가?

류영민: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존의 법인직원보다 차별받고 있는 부분이 있다. 직원의 입장에선 이들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재원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기 총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정규직화를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재원 확보를 바탕으로 학내 노동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홍지수: 복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이 어떤 불편함을 겪는지에 대해 먼저 인지하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복지가 시작된다. 대학원생들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바라고 있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모 학생과 외국인 학생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 또한 들어줬으면 한다.

임정묵: 교수들 중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국민 정서상 교원 복지 확충을 선뜻 이야기하기 힘든 분위기다. 그러나 교수들이 자신들의 처우에 불만을 품은 채로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양질의 대학교육이 담보되기 위해선 교수에 대한 복지 또한 필요하다. 성과급제는 교수들도 반대하고 있지만, 적어도 직군별 호봉제 정도는 시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신재용: 총장은 학생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복지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서울대가 1년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수천억 원이지만, 그 중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금액의 비율은 낮다. 기숙사에 대해 말하자면, 주거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부가 기숙사 관련 정책에 교육부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해 관악사에 학생을 전원 수용하는 데 실패하지 않았나. 학내에서의 안전을 위한 복지 정책 또한 필요하다. 최근 셔틀버스와 화장실 등에서 외부인 침입으로 인한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안전한 서울대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총장이 돼야 한다.

▶사회: 학내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수렴할 방법이 필요한 것 같다. 지적해준 문제들을 해결할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언을 바란다.

임정묵: 복지 확충은 재정 확충과 연결된다. 그러나 현재 지출을 줄일 방법은 요원해 보인다. 그래서 제시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의개념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현재 생협의 수익사업은 임대사업뿐이지만 생협 상품 공동구매,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견된 재정 문제, 어느 때보다 절실한 총장의 역할

2010년 12월 8일 서울대 법인화법이 통과됐다. 본부는 법인화를 통해 인사, 조직, 재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더 이상 정부 기구가 아니게 된 서울대는 자율성을 얻게 됐지만 ‘정부 지원금 축소’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대는 부족한 지원금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재정 문제가 서울대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패널들 역시 “본부가 직면한 재정 위기가 중대하며 신임 총장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뜻을 모았다. 그리고 이들은 재정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대학 거버넌스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회: 앞으로 서울대는 어떻게 재정을 확충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총장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신재용: 법인화 이후 서울대 국고출연금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국가보조금이 감소해 각종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졌다. 신임 총장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예산 중 과도 지출되는 부분을 줄여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복지를 증진해야 한다.

홍지수: 매년 정부 지원금이 줄어드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본부가 구체적인 재정 확보 전략을 설정해야 한다. 등록금 인상만을 통해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신임 총장은 재정 마련에 있어 단순히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아 오겠다’는 공허한 다짐 대신,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류영민: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외적으로 협력을 얻어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즉, 고위급 인사들이 실무 일선에 나서야 한다. 한편 대내적으로는 재원 확보 수단을 논의하기 위해 학내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신임 총장은 예산 정책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바탕으로 더 많은 국고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나아가 예산 집행 구조의 효율성을 높여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예산을 동결할 필요가 있을 땐 동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임정묵: 법인화는 궁극적으로 국가로부터의 완전한 재정 자립을 목표로 한다. 국가보조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면 지원받는 금액이 삭감되는 폭을 줄이는 방식을 택해야 하며, 결국 신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부금 수입을 늘리는 방법 또한 고려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대학 외부에 영리기업을 세워 이들이 대학에 투자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학교와 외부 영리기업의 공생 전략을 통해 기업의 수익금을 기부받아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류영민: 덧붙여 말하자면,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학술림 양도와 같이 안정적으로 법인 소유로 보장받을 수 있었던 권한들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를 교훈 삼아 현재 직면한 법인화 및 재정 확충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꼼꼼한 법리적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다.

임정묵: 학교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기획 능력의 부족에 기인한다. 예를 들어 수원 캠퍼스 부지에 대한 사용 계획을 제대로 밝히지 못해 세금을 부담해야 했던 것이 이에 해당한다. 기획처의 핵심 업무는 예산과 관련된 것이어야 하는데 업무 부담이 과중해 실질적으로 기획에 쓸 시간이 부족하다. 이 같은 문제는 여러 학내 기구와 협업하고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함으로써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지수: 총장의 임기는 4년으로 짧은 편이다. 이에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논의를 거쳐도 총장이 바뀌면 계획이 무의미해진다는 의식이 퍼져있다. 따라서 본부 차원에서 향후 5~10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 학내 구성원이 원하는 학교를 구축할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그 계획에는 총장이 바뀌더라도 계획을 쉽게 뒤집을 수 없는 구속력이 부여돼야 한다.

임정묵: 이미 본부에선 단기 계획과 별도로 중장기 발전계획을 기획하고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 있다. 근본적으로 거버넌스의 문제에서 비롯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학내 구성원의 참정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만, 구성원별 참여 비율을 조정하는 데만 열을 올리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총장 및 보직 교수의 연임을 허용하되 강제력 있는 중간 평가 제도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

홍지수: 분명 재정 확충에 있어 강한 대외적 리더십 역시 중요하겠지만 결국 그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은 학생이라고 본다.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학부생 창업 등을 통해 학교가 사회에 기여하는 점을 증명한다면 국고출연금을 받을 때 서울대의 목소리가 보다 설득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통의 시대, 거버넌스가 나아갈 방향은?

거버넌스는 회사, 조직 등의 운영원리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현재 서울대는 크게 법인 이사, 교수, 학생, 그리고 직원이 대학 운영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나, 심의 및 행정 기구에 이들이 각자 참여하는 비중은 다르다. 이에 학내에선 거버넌스의 참여 주체, 참여 비중, 참여 방식 등을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각 패널들은 대학 운영에 있어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대책들을 모색했다.

▶사회: 앞선 주제에서 논의됐던 바에 따르면, 현재 대학의 기획력을 높이기 위해 협업기구 활용 등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 등 다양한 구성원의 참여, 즉 대학 거버넌스를 제고해야 함을 강조했다.

임정묵: 올바른 거버넌스의 기준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합의된 절차에 맞게 움직이는지 아닌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올바른 합의에 다다르기 위해선 학생, 교수, 직원 역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주관할 별도의 기구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총장 산하의 다양성위원회 등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본다.

신재용: 학생의 입장에서 대학 거버넌스의 최종 목표는, 학생들도 다른 학내 구성원들과 같은 비율로 대학 운영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점진적인 참여 확대가 옳다고 생각한다. 또 평의원회 등 의사결정기구에 특정 구성원의 입장이 지나치게 대변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류영민: 직원들도 대학 거버넌스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에 학생들 역시 구성원으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지지한다.

홍지수: 거버넌스라는 개념 자체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합의’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학생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영향을 받는 부문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본부에 의사결정과정 공개를 요구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류영민: 총장추천위원회가 나름의 민주적 절차를 갖고 운영되고 있으나 여전히 교수의 구성 비율이 높다. 이에 총장 직선제를 채택해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정묵: 거버넌스는 단순히 총장을 뽑는 행위를 넘어 대학 운영 절차를 어떻게 실행하는가의 문제와 결부된다. 대학 행정이 어느 정도 관료주의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관료주의와 자율성 사이의 타협점을 찾아 어떤 방식으로 참정권을 보장할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

류영민: 학교 이사회를 포함해 학내 거버넌스 자체에 총장의 권한이 매우 크다. 따라서 어떤 기획을 내놓아도 총장이 다 바꿔버리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 총장에게 권력이 집중된 현 거버넌스 체계에서 구조적 변화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임정묵: 대학 운영에 다양성은 중요시돼야 하는 가치다. 하지만 대학이 정책을 집행하는 데는 정해진 절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료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의 대학 구조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기보단 총장의 권한을 분산할 수 있는 공유 거버넌스의 형태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총장은 평의원회, 학사위원회 등의 기구와 권한을 분담하고 서로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과 교직원의 참여 기회가 대폭 증대되는 이번 총장 선출에 구성원들이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이들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차기 총장은 본 좌담회를 통해 지적된 다양한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수, 직원, 대학원생, 학부생 패널 모두는 연구 및 교육, 복지, 재정, 거버넌스 등 서울대가 당면한 문제의식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선 각자의 입장에 따라 미묘한 이견을 보였다. 학내 구성원들 각각이 가진 ‘동상이몽’이 이번 총장선출 과정에서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삽화: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레이아웃: 이문영 기자 dkxman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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