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학내 무슬림 구성원들이 감골식당에서 할랄 메뉴를 배식받고 있다.

지난 2일(월) 아시아연구소(101동) 1층 감골식당은 ‘캠퍼스 내 할랄 음식 코너 오픈식’(오픈식)을 열고 할랄 음식을 학내 구성원들에게 공개했다. ‘할랄’(halal)은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할랄 음식은 돼지고기와 알코올을 배제하는 등 이슬람 율법에 따라 조리돼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말한다. 이날 구성원들의 높은 관심 속에 할랄 음식은 오픈식 30여 분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감골식당은 오픈식을 시작으로 할랄 음식을 점심에는 메인 메뉴로, 저녁에는 테이크 아웃 메뉴로 제공한다. 모든 요일의 할랄 음식은 5,000원의 균일가에 맛볼 수 있다.

본부는 지난해 9월부터 할랄 식단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달 23일 교수, 교직원, 무슬림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할랄 음식 품평회’를 열어 오픈식을 위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 장학복지과 강정범 행정관은 “학내 다양성을 증진하고 글로벌 선도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할랄 코너를 신설했다”며 “품평회를 통해 무슬림 학생으로부터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향후 이용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할랄 코너를 이국적 음식 코너로 특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할랄 코너를 신설하며 감골식당의 운영을 외주 업체인 ‘삼성웰스토리’에 위탁했다. 삼성웰스토리 글로벌 메뉴 개발팀 컨설턴트 쇼반 다스 씨는 “할랄 식단 오픈을 계기로 다양한 기호가 이해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픈식에는 당초 본부가 예상한 숫자보다 많은 학내 구성원이 참석해 이날의 점심 할랄 메뉴였던 ‘양고기 샤미케밥’은 조기 품절되기도 했다. 생협 김인옥 경영지원실장은 “첫날 점심 할랄 메뉴로 150인분을 준비했으나 수요가 예상보다 많아 이튿날부터는 200인분으로 준비량을 늘렸다”며 “현재 50인분이 제작되는 저녁 테이크 아웃 메뉴 역시 그 준비량을 늘릴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할랄 음식은 3,000~4,000원 수준에 제공되는 학생식당의 일반 메뉴와는 달리 5,000원의 균일가에 제공된다. 가격이 다소 높다는 지적에 대해 본부는 할랄 음식의 조리 과정이 다른 메뉴와 상이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강정범 행정관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하고 재료와 고기를 엄선해 별도의 조리공간에서 조리하는 등 할랄 음식의 조리 절차가 복잡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며 “그럼에도 시판되는 할랄 음식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식에는 무슬림 구성원뿐 아니라 비 무슬림 구성원 역시 다수 참여했으며 대체로 할랄 음식 도입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팔레스타인 출신 교환학생 아마드 씨(신소재공동연구소 연수연구원)는 “그 동안 할랄 식으로 조리된 도시락을 싸 오거나 돼지고기가 없는 메뉴를 찾아 먹어야만 했다”며 “학내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할랄 음식을 접한 장희수 씨(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16)는 “할랄 음식의 가격이 비싼 편이라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재료의 질과 맛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것 같다”며 “할랄 음식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고충이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1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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