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근세 조선의 거울이 되다
에도시대, 근세 조선의 거울이 되다
  • 이승연 기자
  • 승인 2018.04.1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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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책 | 메이지 유신의 바탕이 된 에도시대의 역사를 들여다보다

지리적 인접성과 역사적 연관성 때문에 우리는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도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흔히 착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본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은 극히 일부일 뿐만 아니라 그중 몇몇 내용은 우리의 시각에만 갇힌 일방적인 진술들이다. 이런 특징은 일본의 역사 측면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일본의 역사라고 했을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것들은 사무라이나 메이지유신, 러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정도다. 혹은 더 이전으로 가면 삼국시대 시절 우리나라로부터 문물을 전수받던 나라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우리가 이런 인식을 가진 이유는 아마도 정규 교육과정에서 일본을 이 정도로밖에 다루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는 일본의 역사 중에서도 우리가 주의 깊게 알아야 할 에도시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일본사, 특히 에도시대의 일본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저자는 20세기 조선이 17세기의 일본사를 기반으로 한 일본에 의해 지배당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째서 일본은 조선을 지배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원인을 알아야만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완해 한 단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당시 조선과 일본의 차이가 무엇이었고, 지배의 문제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알아야 한다.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메이지유신은 현재의 일본을 만들어 낸 주요한 사건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17세기 에도시대부터 일본과 조선의 차이점이 축적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메이지유신을 기반으로 일본이 조선보다 먼저 서양에 문호를 개방했으며, 이로 인해 일본이 서양의 기술과 문명을 받아들여 급속도로 성장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을 만들어 낸 것은 단지 100년의 메이지유신 시대만이 아니었다. 지금의 일본을 만든 바탕은 에도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필두로 한 에도시대 일본은 ‘천하보청’*과 ‘참근교대제’*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새로운 도시를 조성해 나갔다.

이 책은 생활문화사적 접근을 통해 에도시대를 조망하고 있다. 에도에서는 수많은 산업의 부흥을 바탕으로 상업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전개됐다. 그 예로 여행 산업, 출판업, 섬유산업, 도자기 및 예술 산업이 당시 크게 융성했다. 이 때 상업 활동이 빠르고 편리하게 진행되기 위해 화폐는 필수적인 요소였다. 그 때문에 이에야스는 화폐 통일을 시도했다. 그러나 초기의 금화·은화·동화로 구성된 삼화제도는 이전의 통화체계를 답습해 유통시킨 것에 불과했다. 물론 참근교대의 영향으로 화폐는 급속도로 퍼져나갔지만, 메이지유신 전까지 총 10차례나 화폐가 개주됐고 한 번을 제외하면 모두 화폐의 순도를 떨어뜨리는 품위저하 개혁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에도는) 화폐제도의 모순에 의해 발생한 균열을 견디지 못하고 260여 년 만에 무너지고 만다”고 서술한다. 그럼에도 이 시기 일본은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급속도로 발전했다. 저자는 “이 시기의 발전이야말로 일본 근대화의 토대이고 현대 일본 사회의 원점”이라고 지적한다.

과거를 아는 것은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원동력을 제공해준다. “일본의 근세는 조선 근세의 거울이자 동전의 양면이다. 일본의 근세를 보면 비로소 조선의 근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그것이 주변국 역사를 공부하는 묘미”라는 저자의 서술처럼 주변국의 역사는 본국의 역사를 투영하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의 역사를 깊이 있게 알아야 한다. 일본의 역사에서 가장 큰 ‘축적의 시대’인 에도시대는 우리가 현재로선 잘 모르는, 하지만 앞으로 잘 알아야 할 중요한 시기다.

*천하보청: 쇼군이 다이묘들에게 부과하는 공공사업 역무. 군역의 연장선으로 성곽 축성, 제방·도로 건설 등 전쟁 기간(基幹) 시설 관련 공사에 다이묘가 인력과 자재 등을 제공하도록 쇼군이 의무를 부과한 것.

*참근교대제: 1년을 단위로 각 번의 번주를 정기적으로 에도에 출부시켜 머물게 하는 일종의 인질제도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

신상목

뿌리와이파리

276쪽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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