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 한다. 따뜻한 봄 햇살, 흩날리는 벚꽃과 함께 중간고사도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도서관에 가면 남은 좌석이 얼마 없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중앙도서관 관정관 6층의 영화 보는 좌석이나 7, 8층 노트북 존의 좌석 같은 경우 전 좌석이 예약 중일 때가 많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도서관에 왔다가도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곤 한다.

그렇다면 그 모든 좌석에 학생들이 다 앉아있을까? 그렇지 않다. 막상 관정관 6, 7, 8층에 가보면 실제로는 빈자리가 꽤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만약 그 자리에 투명인간이 앉아있는 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이 할 일을 다 하고 난 뒤 좌석을 반납하지 않고 그냥 도서관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관정관 6층의 멀티미디어 플라자는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아예 이용할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다. 막상 가보면 빈자리가 많은데도 말이다. 또, 노트북 존의 비어있는 자리에서 몰래 공부를 하다가 새로 예약한 사람이 오면 자리를 옮기는 학생들도 있다. 모두가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간 것인데, 몰래 앉아 눈치를 보면서 공부를 하는 것을 보면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도서관의 좌석 반납 시스템을 조금만 개선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편하게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좌석반납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지 조금 고민을 해봤다.

지금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좌석 반납 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는 상태다. 물론 자발적인 반납이 잘 이뤄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여기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책을 연체해도 아무런 불이익을 주지 않는 도서관이 있다면, 그 도서관의 책은 잘 순환되지 못할 것이다. 좌석반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 학교에선 좌석 반납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이익이 생기는 것도 아니기에 아예 반납해야 한다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좌석 반납을 의무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좌석반납을 해야만 도서관에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칭화대에서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 학교에선 도서관에 들어올 때만 카드를 태그하게 돼 있는데, 나갈 때도 카드를 태그하게 해서 좌석이 자동 반납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만약 좌석을 반납하지 않고 잠깐 나갔다가 오는 경우는 다른 출입구에 태그해서 나갈 수 있게 한다면 충분히 현실성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식당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릴 때, 수강신청에서 원하는 강의의 자리가 생기기를 기다릴 때, 화장실이 급한데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릴 때, 모두 정도가 다를 뿐 기다리는 사람의 입장은 항상 비슷하다. 사소한 배려가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큰 기쁨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앞으로 서울대 도서관에서도 시스템의 변화 또는 자발적인 배려로 많은 학생이 맘 편히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김민재
산업공학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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