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에 부쳐
이같은 설문조사는 학내 안팎에서 거론되는 ‘서울대위기론’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외국의 대학이나 유명지에서 발표하는 서울대의 국제순위,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 언급되는 졸업생들의 ‘기득권’, 입시과외의 원인제공 등 서울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들은 그 진상 여부와 사실판단을 유보하더라도, 서울대의 역할과 위상 등에 대한 평가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외부 연구소 및 기관에서 실시된 서울대의 이미지 조사들은 서울대에 대한 인식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려준다. 즉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인정하더라도, 서울대에 대한 이미지가 이기적, 배타적, 권위주의적이라는 점들이 지적됐다. 그리고 일반인의 기대수준에 비해 사회발전 기여도가 낮고, 주요 요직 독점과 폐쇄적 관료주의, 특권의식, 학벌의식, 국제 경쟁력 부족 등이 서울대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됐다. 이러한 시각은 최근 여론의 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외부인과 내부인의 인식 차이는 서울대의 실상이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혹은 일부 왜곡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의 교육과 연구 업적 중 외부인(혹은 서울대 내부인에게도)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고, 사회적 기여도의 측면에서도 일부 언론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울대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세계적 경쟁력의 제고 등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실제적인 개혁과 보완을 통해 서울대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수년전부터 서울대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사회적, 교육적 변화와 세계적 경쟁력의 향상 등에 대처하기 위한 진보적 노력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서울대의 민족 대학으로서 책무에 대한 서울대 구성원들의 인식변화와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서울대는 지역균형 선발제나 학부 대학, 정원감축 등 자구적 개혁 노력 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 제고나 사회적 기여 확대를 통해 서울대의 진정한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