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에 부쳐

지난주 대학신문은 ‘서울대인이 본 서울대와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슈로 떠오른 항목들은 서울대의 사회적 역할, 서울대의 위기, 서울대인의 사회에 대한 견해 등이었고,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된 항목 중에서 ‘부정적 외부 인식’이 가장 많이 선택됐다. 이외에도 ‘정부의 간섭’, ‘교육의 질 저하’, 연구성과 부족‘ 등이 위기의 원인으로 드러났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면학분위기가 지적된 반면, 열악한 면학환경이 안타깝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대의 자랑스러운 점으로 학생들은 우수한 동료와 우수한 교수진을, 교수들은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점을 꼽았다. 또 현재 서울대가 추진하고 있는 학부대학-전문대학원체제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많았으나 지역균형 선발제의 경우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 개혁을 위한 여론의 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설문조사는 학내 안팎에서 거론되는 ‘서울대위기론’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외국의 대학이나 유명지에서 발표하는 서울대의 국제순위, 그리고 일부 언론에서 언급되는 졸업생들의 ‘기득권’, 입시과외의 원인제공 등 서울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들은 그 진상 여부와 사실판단을 유보하더라도, 서울대의 역할과 위상 등에 대한 평가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근 외부 연구소 및 기관에서 실시된 서울대의 이미지 조사들은 서울대에 대한 인식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음을 알려준다. 즉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인정하더라도, 서울대에 대한 이미지가 이기적, 배타적, 권위주의적이라는  점들이 지적됐다. 그리고 일반인의 기대수준에 비해 사회발전 기여도가 낮고, 주요 요직 독점과 폐쇄적 관료주의, 특권의식, 학벌의식, 국제 경쟁력 부족 등이 서울대의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됐다. 이러한 시각은 최근 여론의  동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외부인과 내부인의 인식 차이는 서울대의 실상이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혹은 일부 왜곡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대의 교육과 연구 업적 중 외부인(혹은 서울대 내부인에게도)에게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많고, 사회적 기여도의 측면에서도 일부 언론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울대의 정체성과 사회적 역할,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세계적 경쟁력의 제고 등의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실제적인 개혁과 보완을 통해 서울대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수년전부터 서울대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사회적, 교육적 변화와 세계적 경쟁력의 향상 등에 대처하기 위한 진보적 노력과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서울대의 민족 대학으로서 책무에 대한 서울대 구성원들의 인식변화와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서울대는 지역균형 선발제나 학부 대학, 정원감축 등 자구적 개혁 노력 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 제고나 사회적 기여 확대를 통해 서울대의 진정한 위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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