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ㆍ성폭력 상담소에서 지난 달 25일부터 온라인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고 한다. 실시 3주간 교수 14.5%, 직원 23.6%, 학생 0.8%라는 낮은 참여율은 국내 대학 최초의 온라인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이라는 취지를 무색케 한다.

 

이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무관심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동안의 성폭력 경위 글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까지 관악의 구성원들은 성폭력 사건이 공개 해결의 절차를 밟을 때마다 피해자의 증언이 생생한 포르노그라피가 될 수 있다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을 재차 확인시켜 준 바 있다. 오로지 사건의 경위에만 쏟아지는 관심, 해결 과정에 대한 무관심과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에 대한 냉대는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이 읽혀지는 선정적 시각을 드러낸다.

 

가부장제 사회의 구성원들은 누구나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특히 남성들은 자신이 성폭력과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내가 아는 한 언니는 자꾸 손목을 잡아끄는 직장 상사에게 “선배님, (회사에서 행하는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교육 좀 받으셔야겠어요”라고 말했다가 “아니, 그럼 내가 성희롱이라도 했단 말이야?”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여성과 남성은 같은 공간 안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성폭력에 대한 여성주의적 인식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여성주의적 인식을 강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발 제대로 알고나 비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학내 구성원들은 여성주의에 대해 자신이 ‘좀’ 안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짙다. 설혹 이것이 사실일지언정, 머리로 아는 것이 내면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머리로만 아는 성폭력 개념은 ‘불편하고’ ‘조심스럽기만’하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감수성이다.

 

강의실에서 한 쪽 성에게 불쾌감을 주는 농담들이 여전히 재미있다면, 지하철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남성이라면, 스스로 인간화를 위하여 접속하라. 예방 교육은 http://help.snu.ac.kr/safesnu에서 받을 수 있다.

 

김보형 언론정보학과ㆍ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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