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한반도가 그려진 판넬을 들고 있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판넬에 통일에 대한 바람을 적었다.

지난 17일(목) 중앙도서관 관정관 양두석홀에서 ‘서울대학교-김일성종합대학 교류 추진위원회’(교류 추진위) 결성식이 열렸다. 현재 교류 추진위에는 총학생회(총학), 사회대, 간호대, 사범대, 약대, 자유전공학부, ‘6·15 남북공동선언 지지 이행을 위한 범서울대인 연석회의’(6·15 연석회의)가 참여하고 있으며,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과 6·15 연석회의 최승아 의장(간호학과·15)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소속 교수도 교류 추진위에 고문으로 참가한다.

6·15 연석회의 최승아 의장과 민교협 박배균 교수(지리교육과)는 결성식에서 김일성종합대학과 교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최승아 의장은 “평창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4~5개월 동안 수많은 남북 만남이 있었다”며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 될 수 있는 이 시기를 놓칠 수 없어 서울대와 김일성종합대학의 교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교협 박배균 교수는 “지금은 성급하게 통일부터 이야기하기보단 진지하게 평화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화에 대한 열망으로 각종 제도적 장벽을 밀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성식에선 교류사업신청자들이 사업 참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오재원 씨(언어학과·18)는 “분단 이후 남북은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평화와 만남을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며 “남북 교류는 갑자기 나무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직접 가꾸고 일궈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 3월 총학이 교류 추진위에 참여하는 것은 부결됐으나 남북관계가 변화하면서, 이번 달 6일 교류 추진위 참가를 결정했다. 지난 3월 25일 6·15 연석회의는 제18차 총운영위원회(총운위)에 논의안건으로 ‘서울대학교-김일성종합대학 교류 추진위원회 설치의 건’을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그러나 이번 달 6·15 연석회의는 제23차 총운위에 다시 안건을 상정했고 해당 안건은 통과됐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제18차 총운위 이후 기층단위에서 논의가 이뤄졌고, 남북 정상회담으로 정세가 크게 바뀌어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6·15 연석회의가 자체적으로 모집한 교류 추진위에는 이미 115명의 학생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교류 추진위는 이번 달 22일까지 통일부에 대북접촉 승인을 마치고, 대북 접촉이 승인된다면 팩스를 이용해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회에 교류사업제안서를 정식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만약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위원회에서 긍정적인 답장이 온다면 교류 추진위는 구체적인 사전답사, 방북, 인원, 활동 내용 등을 논의하고 본격적으로 집행부를 구성한다. 그러나 통일부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해선 별도의 대응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6·15 연석회의 최승아 의장은 “그 경우 내부 의결을 거쳐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