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법인화 실시한 일본 국립대

일본은 우리나라의 교육인적자원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문부성)의 산하조직으로 운영돼 왔던 국립대 99개를 89개로 재편ㆍ통합한 뒤 지난 4월 법인화했다. 일본 문부성은 “대학의 독립법인화가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새로운 예산배분 방식으로 학교간의 경쟁을 유도하게 될 것”이라며 법인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에 따르는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립대학법인은 학교의 중기목표를 설정해 6년마다 문부성으로부터 평가받고, 문부성은 이 결과를 예산배분에 반영하게 된다. 지난 5월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카즈오 오이케 교토대 총장은 “6년마다 대학을 평가해 국고지원을 재조정한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기초학문은 고사하고 말 것”이라며 법인화의 폐해를 지적했다.

 

일본 국립대의 법인화에 비춰 우리나라의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김동훈 교수(국민대ㆍ법대)는 “국립대의 경영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법인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경우 교수(재료공학부)는 “일본은 독립법인화 과정을 통해 국립대를 연구중심으로, 사립대를 교육중심으로 각각 특성화했지만 아직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한국의 국립대가 일본을 모델로 삼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공공성 중시하는 독일대학

독일은 중등교육에서 대학준비교육을 실시하는 점과 교육의 공공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대학진학을 담당하는 김나지움(Gymnasium)의 상급반은 전적으로 대학교육 준비반으로, 전문교육을 하기 전에 그에 필요한 학습을 선행한다. 그래서 독일대학은 학사과정이 없는 대신 입학과 동시에 전공이 정해진다.

 

또 독일은 대부분의 대학이 주립대학이며, 의대 등 인기학과를 제외하고 입학정원에 제한이 없어 학생들은 대학입학자격시험인 아비투어(Abitur)만 통과하면 대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더욱이 독일의 대학 교육은 사회보장 차원에서 실시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이 없다.

 

그러나 현재 독일의 대학은 교육의 효율성 저하와 대학재정의 고갈로 심각한 교육개혁 요구에 직면해 있다.

 

베를린 홈볼트대 박사과정에 있는 홍진호씨는 “독일의 대학교육은 20대 후반이나 돼야 졸업이 가능한 교육체제 탓에, 급속도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양성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90%에 달하는 대학재정이 주정부, 연방정부로부터 나오는데, 동서독의 통일 비용으로 인해 교육예산이 줄어들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트 육성하는  프랑스 그랑제꼴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은 일반 대학과 그랑제꼴(Grandes Ecoles)로 이원화돼 있다.

 

일반 대학은 고등교육의 첫 관문인 바깔로레아(Baccalaureat) 합격자를 무시험 전형으로 입학시켜 교육함으로써 기초 학문을 육성하는 반면, 그랑제꼴은 바깔로레아를 거쳐 그랑제꼴 입학시험을 별도로 통과한 학생들을 뽑아 고위공무원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프랑스 사회 일각에서는 중산층, 빈곤계층의 자녀들이 상류층 자녀들에 비해 고급인재 양성교육에서 소외되는 등 교육기회의 불균형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김경근 교수(전북대ㆍ사회교육과)는 “그랑제꼴 입학생이 주로 기득권 계층에 편중되고 있으며, 예산과 특혜를 독식하고 있어 프랑스 내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김 교수는 “서울대는 그 위상과 특권에서는 프랑스의 그랑제꼴과, 교육과 연구 면에서는 프랑스의 일반 대학과 닮았다”며 “그러나 서울대가 그랑제꼴이 담당하는 국가 엘리트 육성을 위한 전문적이고 엄격한 교육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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