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분야는 집중 지원ㆍ육성, 전문분야는 자생 유도

서울대는 현재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을 중심으로 학사구조 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2007년부터 학부과정은 학부대학과 나머지 학사과정으로 구성되고, 대학원과정은 전문대학원과 일반대학원으로 나누어지게 된다.

 

이는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분야의 교육과 지원을 확대하고, 치의학, 법학 등 응용학문은 자체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체제란?

 

학사구조개선위원회가 제출한 ‘학사구조개선 기본방향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부대학은 한 학년 입학정원이 1200명∼1500명 규모인 교육ㆍ모집단위이다. 학부대학 입학생은 전공 구별이 없는 통합 단위에 소속돼 1년 혹은 2년 동안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 분야 교육을 받게 된다. 학부대학의 교육은 기초교육원에서 담당한다. 이후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해 원하는 학과 혹은 학부 단위의 전공을 선택하게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공대, 미대, 음대는 지금처럼 학사과정으로 남고, 인문대, 사회대, 자연대는 학부대학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학사구조개편이 이뤄질 계획이다.

한편 대학원 과정은 나머지 단과대인 경영대, 법대 등 10개 단과대가 전문대학원 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각 대학은 현재와 같은 일반대학원을 운영한다.


▲학사구조개편의 이유는 ?

서울대의 학사구조개편은 현 분과학문 체제의 학사구조가 △다양한 교양교육 부족 △폭넓은 사고력을 갖춘 고급 인재 양성 미흡 등이 문제로 지적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기초교육 강화 △전문 지식인 양성을 위해 교육체제를 이원화해 교육하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모델로 학사구조 개편이 진행 중이다.


▲학사구조 개편, 앞으로 어떻게?

서울대의 학사 구조는 △교육의 내실화를 위한 대학정원 감축 △기초학문 육성을 위한 기초교육원 강화 등을 통해 이르면 2007년부터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기초교육원이 지난달 9일 대학교양교육협의회에서 발표한 ‘서울대학교의 기초교육’에 따르면, 학사구조 개편은 △1단계 2004년까지 대학입학정원 감축 및 기초교양교육 강화 △2단계 2006년까지 자유전공 모집단위 도입 및 학문후속세대 지원 시스템 구축 △3단계 2007년까지 기초교육원을 ‘학부대학’으로 전환, 전문대학원 운영 등의 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서울대는 2005년 입학정원의 20%를 감축하기로 했으며, 2007년까지 2500명 선으로 입학정원을 감축할 예정이다. 기초교육원은 올해 8월 기초교육원장이 학장급으로 승격되는 등 위상 및 역할이 강화됐다.


▲학부대학-전문대학원 체제의 과제

학부대학은 △기초학문 강화라는 목적에 맞는 전공선택 방식 △기초학문 분야 종사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대책 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전문대학원의 경우 △고급 교수인력 확보 △국가의 재정 지원 가능성 여부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전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안’의 연구 책임자 이건우 교수(불어불문학과)는 “2002년부터 실시된 인문대, 사회대 등의 학부제에서 전공선택 시 특정 인기 학과 편중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며 “비인기학문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연대 학장 김하석 교수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면 개인의 소신에 따라 학문연구를 지속하기 어렵다”며 “연구인력의 생활비 보장 등 재정지원 확보가 기초학문 육성에 반드시 요구된다”고 말했다.

 

전문대학원은 개인의 직업취득을 위한 입학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입학생에게 높은 등록금을 부여하는 등 독립된 경제단위로 운영할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또 서울대는 미국식 학사구조를 지향하지만 무리한 학부 통폐합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초교육원장 임현진 교수는 “학부대학은 유사학과를 무리하게 통합하는 형태인 학부제와 달라 대학원, 연구 단위로 학과가 존재하는 한국식 ‘학부대학’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