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헤르의 여인, 지나

타하르 벤 젤룬 지음, 조은섭 옮김, 밝은세 상, 9500원

모로코의 도시 탕헤르에서 지나는 죽은 사람의 음성을 듣는 등 저주를 몰고 오는 아이라는 손가락질 속에서 자란다.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한 지나는 어머니가 윤간을 당해 자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녀 역시 5명의 남자들에게 강간을 당한다. 그녀는 잠재된 능력을 발휘해 그들에게 차례로 복수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자행되는 여성 인권 유린과 주변열강들에게 억압받는 모로코의 운명을 묘사하고 있다.


불쑥 내민 손

이기성 지음, 문학과지성사, 6천원

세상의 아름다운 면보다는 어둡고 고통스런 면을 그림으로써 사태의 진상(眞相)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이기성의 첫 시집. 비린내 질척한 시장골목, 지하철 안에서 구걸하는 노파 등 도시의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그리고 있다. ‘푸른 냄새를 흘리는 불안한 영혼’들의 ‘아무도 보지 못한 풍경’등의 묘사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필연적으로 접하는 고독과 불안을 나타내고 있다.


레이첼 카슨 평전

린다 리어 지음, 김흥욱 옮김, 샨티, 2만8천원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환경학 저서 『침묵의 봄』의 저자로, 시인이자 과학자이기도 한 레이첼 카슨의 일대기를 다룬 책. 시인이었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환경에 눈을 돌리게 되는데, 과학적이고 호소력 있는 저술을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살충제 금지법과 ‘지구의 날’ 제정 등의 업적에 대해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민중의 세계사

크리스 하먼 지음, 천경록 옮김, 책갈피,  2만4천원

영국 사회주의 노동자당 중앙의원이자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크리스 하먼이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였던 민중’의 역사를 서술했다. 현재 기억되는 과거는 지배자들의 이름만 나열하고 있지만, 그 밑바닥에는 노동 계급을 거대하게 팽창시킨 민중과 노예들의 투쟁이 있었다. 저자는 지배계급과 세계의 변혁을 시도해왔던 수많은 역사의 아웃사이더들이 서로 협력해야한다고 말한다.


프리즘

테오도어 W. 아도르노 지음, 홍승용 옮김, 문학동네, 1만5천원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에 대해 역사적 해석을 시도했던 『계몽의 변증법』의 저자 아도르노가 문화비평을 비판한 12편의 에세이를 모았다. 저자는 문화비평이 현실 개입을 포기한 채 비판적 의미를 상실하고 소비재가 돼버린 현상에 주목한다. 문화비평가는 자기가 비판하는 문화에 종속돼있음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신이 더 우월하다고 느끼는데, 이 우월감을 극복해야한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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