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개선 TF신설, 학내 인권문제 해결에 학생참여의 길 열린다

지난 19일(목) 오후 6시 학생연대와 총학이 천막농성 해제 선포식을 열었다. 3월 21일부터 H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시작된 천막농성은 제도개선 TF신설과 함께 농성 121일차인 19일에 막을 내렸다.

‘사회학과 H교수 사건대응을 위한 학생연대’(학생연대)와 총학생회(총학)가 H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며 121일간 벌여왔던 천막농성을 어제 19일(목)에 해제했다. 천막농성 해제 후 학생들은 인권센터의 제안으로 교무처 산하의 제도 개선 TF팀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1년 동안 논란의 중심이었던 사회학과 H교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등 인권침해를 저지르고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5월 교원징계위원회(징계위)에서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어제 오후에 열린 천막농성 해제 선포식에서 학생연대와 총학은 천막농성을 해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백인범 대표(사회학과·16)는 천막농성을 해제한 근거로 △성낙인 당시 총장과 사회학과 교수가 피해자 보호 및 사태 해결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졌다는 점 △학내에서 이행할 수 있는 절차가 대부분 진행됐다는 점 △서울대 차원의 제도 개선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을 들었다. 백인범 대표는 “성낙인 당시 총장이 H교수의 정직 3개월에 대해 재심의를 요구했고, 사회학과 교수진들이 H교수의 복귀를 거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이로 인해 H교수가 바로 복귀해 2차 피해를 일으키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H교수에 대한 학내의 징계 절차는 끝났으며 현재 H교수는 교육부에 의해 횡령 혐의로 형사고발 돼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제는 대응의 장을 학내에서 법원과 사회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여름부터 학생, 교수, 인권센터 전문위원이 참여하는 제도 개선 TF팀이 신설돼 학내 권력형 성폭력을 막을 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교무처에서 신설한 해당 TF팀은 △교수 성폭력 사안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확립 및 제도화 △인권가이드라인 제정 △인권센터 심의위원회에 학생참여 보장 △징계위에 학생이 참여하도록 하는 교육부의 법 개정에 대비 △교원징계규정 신설 중 구성원 의견 반영을 목표로 본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8월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백인범 대표는 “문제 제기를 넘어 이젠 문제를 해결하고자 천막농성을 해제하고 TF팀에 들어가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며 “TF팀은 다양한 학내 주체가 참여할 뿐만 아니라 논의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평의원회와 본부에 대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TF팀에는 박성호 부총학생회장(자유전공학부‧13), 김보미 전 총학생회장(아동가족학과‧12),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정다은 위원장직무대행(교육학과‧14) 등이 참여한다.

한편 이날 학생연대와 총학은 지난 시간 동안 천막을 지켜온 학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H교수 파면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을 밝혔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은 “천막농성을 이어나가는 동안 H교수를 규탄하는 수많은 집회를 비롯해 여러 학우의 단식, 대학원생들의 자퇴서 제출 등 많은 일이 있었다”며 “성공적인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학생들이 연대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백인범 대표는 “앞으로 학생연대는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 법원에 H교수를 규탄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15@snu.kr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