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계획학과 이희연 교수

이희연 교수

환경계획학과

한평생 도시를 연구한 이희연 교수(환경계획학과)의 연구실 벽 한쪽에는 그가 저술한 전공 서적이 가득했다.

Q. 30여 년 동안 도시의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는가?

A. 우리나라 도시의 변화 흐름을 따라가며 연구했다. 197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빠르게 성장했지만 동시에 지역 간 격차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땐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동력에 먼저 관심을 두고 연구를 했다. 이후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최근엔 도시의 확장이 느려지며 도시의 쇠퇴와 재생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또한 이제는 탈산업화와 저출산·고령화가 도시에 영향을 주고 있어, 이같은 문제를 중점으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Q. 도시정책 수립에서 데이터는 무슨 의미를 갖는가?

A. 통계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가르치고 『고급통계분석론』을 저술하면서 도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데이터를 마음으로 다루라’고 강조해왔다. 데이터를 무작정 분석해 나온 수치들만으로 사회를 이해하려고 한다면 사회의 문제를 진단해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 효과적인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통계를 분석할 때 지켜야 할 절차가 있다. 데이터로 추출된 정보를 통해 지식을 정립하고, 그 위에 발로 뛰어 터득한 지역 특성과 거주민의 맥락인 지혜를 쌓은 뒤에 계획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데이터에서 정보, 지식, 지혜를 거쳐 계획, 정책으로 나아가기까지 한 단계라도 건너뛴다면 그 지역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정책은 만들어질 수 없다. 즉 통계 분석과 동시에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서 지역에 대한 이해와 지혜를 쌓아나가야 필요한 데이터만 뽑아내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Q. 도시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A. 유연한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패러다임을 능동적으로 전환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도시의 경우, 이미 도시축소의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 등으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는 도시는 한정돼 있지만 많은 도시들이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도시확장에 기반을 둔 개발정책을 펴고 있다. 서로 인근 도시로부터 인구를 끌어당기는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존의 사고 틀을 과감히 벗어나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

이희연 교수는 마지막으로 후학에게 “시각자료가 넘쳐나는 시대다 보니 혼자 고민할 틈을 갖기 어렵다”며 “스스로 사고할 여유를 갖고, 책을 가까이하며 사유 능력을 키우고, 직접 경험해보며 지혜를 축적해보라”는 조언을 전했다.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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