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학원 문휘창 교수

문휘창 교수

국제대학원

백 세 인생을 논하는 요즘, 65세의 정년은 너무 일러보인다. 퇴임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문휘창 교수(국제대학원)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눈앞에 보이는 정년퇴임이 없었다면 게을러지거나 학문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 교수는 다양한 경영전략과 경제발전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으며, 그의 책 『K-전략』은 한국식 경제발전의 성공 이유를 참신하게 분석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오랜 교수 생활을 뒤로 하고 정년을 앞둔 그를 만나봤다.

Q. 한국식 성공 전략을 ABCD 모델로 설명했다. 이 모델이 앞으로 한국의 성장에 어떻게 쓰일지 예측하자면?

A. 한국 발전의 근본적 비결을 찾기 위해선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슷한 처지였던 한국이 어떻게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이에 대한 답이 ABCD 모델이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노동자들이 더 민첩하고(agile) 정확하게 일했고, 당시의 성공사례와 경험들을 철저히 벤치마킹(benchmarking)해 약점을 보완했으며,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converge)해 새로운 경쟁우위를 창출했고, 가난 탈피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온 힘을 다해(dedication) 노력했다. 이 모델은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개발 사례 같은 최첨단 경영 성공 사례도 잘 설명한다. 이 모델을 활용하면 미래 한국이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데 유용한 전략적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Q. 2018년 1학기 서울대 학술연구상을 수상했다. 수상에 기여한 연구 실적과 당시 소감을 간단히 말하자면?

A. 지난 30여년 간 해외직접투자, 국가경쟁력, 한국식 성장 전략 등의 주제로 관련 이론들을 통합하고 발전시켜 발표했다. 두 가지 해외직접투자 모델을 결합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해외직접투자를 모두 설명할 수 있는 불균형 이론을 만들어 발표했고, 국가의 경쟁우위를 설명하는 ‘다이아몬드 모델’을 보다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킨 ‘일반화된 이중 다이아몬드 모델’을 다른 교수들과 협력해 개발했다. 국제대학원은 이론의 실천을 강조하는 곳이기 때문에 학문적 성과들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국내외 기업, 정부 및 국제기구 등 다양한 기관들의 자문을 맡아왔다. 이러한 실적을 인정받아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은퇴를 새로운 시작으로 삼아 연구를 이어나가기로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Q. 다양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교수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조성을 높이는 토론식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울대 내에서 높은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강의와 토론은 병행돼야 하며 토론보다는 좋은 강의가 우선돼야 한다. 토론 위주의 수업이 학생의 창의적 사고를 돕는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정확하고 깊이 있는 지식을 습득한 후의 이야기다. 성실하게 수업에 임하며 자연스럽게 창조적 능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학자로 기억되고 싶냐고 묻자 문 교수는 “학자로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능력도 중요하지만, 비판으로만 끝난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복잡해 보이는 사회현상을 쉽게 설명하고 긍정적인 해결안을 제시하려 노력했던 학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계속해서 연구에 매진할 예정이다.

사진제공: 문휘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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