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베테랑

이번 연재는 10년 이상 우리 학교 구석구석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 직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기획됐다. 『대학신문』에선 격주로 총 여섯 명의 베테랑을 만나볼 예정이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내 순환셔틀은 분주해진다. 학내·외를 구석구석 다니며 부지런히 학생을 싣고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학생들이 셔틀버스를 타고 각자의 정류장을 찾아가는 동안, 묵묵히 버스를 지키는 이들이 있다. 총무과 운전반에 속해 있는 20여 명의 기사와 20여 명의 임대차량 운전원이다. 그중에서도 12년째 서울대에서 근무 중인 총무과 운전반 방정호 씨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과를 소개해 달라=집이 인천이라 아침 일찍 일어난다. 집에서 오전 5시 반에 나와 급행차를 타고 7시가 넘어 학교에 도착한다. 학교에 오면 먼저 차량에 이상이 없는지 정비 작업을 한다. 그리고 근무시간이 되면 서울대입구역, 대학동으로 나가거나 학내 셔틀버스를 몬다. 또 일주일에 한 번 야간 도서관 셔틀을 운행할 때는 조금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 오후 5시쯤 출근해서 11시 10분 막차를 운전하고, 40분쯤에 퇴근한다. 집이 멀어 이런 날엔 집에 가지 않고 수면실에서 잔다.

◇셔틀 운전을 할 때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운전할 때는 사고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하우라고 할 것은 없지만, 승하차할 때 좌우, 전방, 후방이 모두 안전한지 꼭 확인한다.

◇특히 조심해서 지나가는 구간이 있는가?=학교에서 10여 년을 운전해보니 학교에 몇몇 구간들이 눈에 띈다. 학교에서 순환셔틀을 운행할 때는 기숙사, 경영대, 정문과 농생대 쪽에 학생이 많아 신경이 쓰이고, 경영대에서 정문으로 내려오는 교차로가 가파른 편이라 조심해서 다닌다. 기숙사삼거리에서 학생들이 횡단보도를 많이 건너 그곳에서도 주의하는 편이다.

◇운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 스스로 어떤 모습이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가?=밖에서 운전할 때는 나 혼자만 타니 아무 신경도 쓰지 않고 운전을 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많은 인원을 태우다 보니 그만큼 신경 쓰며 운전하게 돼 운전 스타일이 많이 차분해졌다.

◇지난 12년간 서울대에서 가장 많이 변했다고 느끼는 것은?=처음 서울대에 들어왔을 때는 운전기사들이 모두 학교 직원이었다. 하지만 점차 직원이 줄어들고 임대차량 운전원이 늘어나 지금은 일대일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운전기사 전체 회식이 잘 없는데, 운전기사 간의 소통이 예전같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영상 제작: 신동준 기자 sdj3862@snu.kr, 임채원 취재부 차장 dora0203@snu.kr, 김용훈 기자 huni0630@snu.kr, 주시현 기자 sihyunjoo@snu.kr, 대학신문 snupress@snu.kr

사진: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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