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사가 실리면 그 부분만 발췌하여 읽은 적은 있어도 『대학신문』 전체를 이렇게나 찬찬히, 꼼꼼히 살펴본 것은 2012년 학부에 입학한 이래로 처음인 듯하다. 『대학신문』에선 매주 신문의 발행을 위해 애쓰는 기자들의 모습이 모든 기사, 편집마다 느껴졌다.

특히 1967호는 졸업식이 있던 날을 포함한 주에 발행된 신문이었기 때문에 필자의 마음에 더 깊숙이 들어왔다. 졸업을 앞둔 학우, 졸업하는 선배를 마중하는 후배, 졸업하는 제자이자 후배를 사회로 보내는 교수님들의 글이 신문 대부분을 장식했다. 총 16면 중 13면이 졸업 및 교수님의 정년퇴임에 관한 글이었는데 혹자는 위와같은 배분이 다소 과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으나 필자는 이러한 측면이 『대학신문』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 준다 생각한다. 8월 마지막 주는,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이별하는 날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있다. 우선, 졸업에 관하여 신문에 이야기를 실은 구성원들이 대체로 인문·사회계의 일원이었다는 점이다. 정년퇴임을 하신 교수님 몇 분과 4면에서 후배들에게 좋은 글을 남겨주신 기계항공공학부 박사 김기영 님을 제외하면 신문에 인문계의 목소리가 크게 실린 듯하다. 그런데 인문·사회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및 예·체능계 일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면 졸업특집이 더욱 풍성하게 구성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 본인이 학부 생활을 하면서 같은 과 동료뿐만 아니라 교양 수업에서 알게 된 윗공대 학우, 음·미대 옆을 지날 때 들렸던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함께 성장했던 행복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서울대학교에 다니며 다양한 분야와 소통하는 행복을 느낀 것이 필자뿐만은 아니리라 생각하며, 이러한 우리의 강점이 앞으로의 『대학신문』에 잘 담겼으면 하는 소망이다.

또한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배님의 짧은 조언 및 격려가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부를 갓 졸업하였을 때를 되돌아보면,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의 연속된 학교생활을 마치고 허허벌판에 내던져진 듯한 두려움을 잠시나마 가졌었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졸업생들을 위해, 사회 초년생인 선배님들께서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면 좋을지 전달해주신다면 졸업생들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졸업특집으로 구성되었던 1967호에서도 총장 재선출, 학교 화장실 몰카 사건 등 학내에서 일어났던 중요 사건들에 대한 경과 및 정보를 빠짐없이 다루어 준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다만 사설란에서도 이러한 쟁점에 대한 의견을 실어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대학신문의 사설란은 ‘대학생’의 시각에서 사회 혹은 학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신문의 특색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 즉 대학신문의 꽃이다. 1967호는 그러한 측면에서 『대학신문』 사설란의 색깔이 덜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졸업, 당신의 스토리로 세상을 품어라’라는 제목으로 실린 사설도 매우 의미 있는 글이었지만뒤에 상당수의 졸업 관련 글이 실려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꼭 필요한 사설이었는지 의문이 있다.

1967호는 8월의 마지막 주가 우리 대학의 ‘떠나는 계절’이라는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기존 대학신문의 특성을 잃지 않은 기자들의 능력 및 최선이 나타난 호였다. 앞으로 필자 또한 『대학신문』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고 우리 학교 및 신문의 발전을 위해 기자들을 변함없이 응원할 것이다.

박예은

법학전문대학원·17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