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신입생들이 2번째 정규 학기를 맞는 9월, 글로벌인재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 및 전교육과정해외이수자들은 상당수가 대학에서의 첫 학기를 시작하게 된다. 가을 학기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별도의 입학식도 없이, 낯선 환경인 이국의 새 학교에서 새 학기를 맞이하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상이한 입학 시기 때문에 이들이 고질적으로 겪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서울대는 국제화 사업의 한 모토로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수한 외국인 유학생의 유치를 통해 국제 이해의 증진, 인력의 상호 활용, 교육의 상호 보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서울대 재학생들에게도 국내에서 국제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울대가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발돋움할 발판이 될 수 있다. 서울대는 그 전략으로 유학생 출입국 관리 제도 개선, 귀국 후 추수지도 강화 등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입학 후 학교 생활에서 겪게 되는 외국인 학생들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는 매우 소극적인 형편이다.

우선, 기숙사를 1학기에 모두 배정하는 기존의 방식 때문에 2학기 입학생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 2학기에 퇴사하는 소수의 자리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외국인 학생의 경우 1학기 입학생은 기숙사 신청이 거의 받아들여지는 반면 2학기 입학생은 내국인과 함께 2.5대 1 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입사가 가능하다. 2학기 기숙사 입사 가능성이 낮아 미리 포기한 학생들까지를 고려하면 실제 경쟁률은 더 높으리라 추정된다. 또한 6개월이 지나 봄 학기의 정식 선발절차가 시작될 때에 이들은 더 이상 신입생이 아니므로 선발 우선권을 받지 못한다. 외국인 학생들이 언어 및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방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한 학기 늦게 입학한 글로벌인재특별전형 학생들은 획일화된 강의 편성과 학사 운영으로 인해 수강신청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전공 수업의 경우 학년별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동기들과 달리 교양을 아직 이수하지 않아 수업을 신청하지 못할 수도 있고, 통년 과목인 경우 1학기 수업을 듣지 못했으므로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또한 첫 수강신청을 할 때에도 이미 재학생이 신청을 다 하고 난 뒤 남은 자리에 들어가게 되는 점도 문제이다.

해결책을 찾는 일도 쉽지 않고 제도를 바꾸는 데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울대학교가 국제화를 지향한다면 2학기에 글로벌인재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의도치 않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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