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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인권 돋보기: 2018 서울대학교 성폭력·인권 침해 실태조사

미투 운동, 불법 촬영 카메라 논란 등 최근 인권 문제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다. 학내에서도 사회학과 H교수 사건, 카톡방 성희롱 사건 등 인권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학내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이에 『대학신문』에서는 서울대 학생의 인권 실태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총학생회(총학), 대학원 총학생회(원총),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2018년 서울대학교 성폭력·인권 침해 실태조사’(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7월 16일부터 8월 10일까지 마이스누 전체메일을 통해 진행됐으며, 총 748명이 응답했다. 이 중 학부생이 316명, 대학원생이 432명이었으며, 남성이 312명, 여성이 434명, 기타가 2명이었다. 또한 외국인 학생도 35명 포함돼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울대 학생 공동체가 겪고 있는 다양한 인권 침해 상황을 다루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각 문항은 학내 인권에 대한 전반적 인식을 조사하고 △인격권 △자유권 △교육권 및 연구권 △평등권 △노동권 등의 침해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어떤 집단에서의 빈도가 높은지 물었으며, 특히 성폭력 실태와 그 피해 유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54%다.

서울대 인권, 괜찮은 걸까

지난 몇 년간 카톡방 성희롱 사건, 사범대 데이트폭력 사건, 사회학과 H교수 사건 등 수많은 인권 문제가 학내에서 불거지면서 학내 인권 실태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의 인식도 이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서울대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의 인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42.9%였다. 특히 대학원생은 학내 인권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더 강했다. 학부생 중 학부생의 인권이 보장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4.4%였던 반면, 대학원생 중 대학원생의 인권이 보장받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4.4%뿐이었다. 응답자 본인의 인권이 보장받고 있는지 묻는 항목에선 또한 학부생의 17.4%만이 본인의 인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대학원생은 31.9%가 본인의 인권이 보장받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부분의 학생은 본인보다는 학내의 전체적인 인권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체 학생 중 서울대 학부생 또는 대학원생의 인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42.9%였지만, 본인의 인권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5.8%에 그쳤다. 추지현 교수(사회학과)는 “학생들이 통상적으로 다른 학생들의 인권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이미 알려진 인권 침해 사건들을 준거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한편으로는 자신이 경험하는 일상적인 인권 침해 상황을 관행, 인간관계, 사회생활의 문제로 보고, 인권 침해로 인지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리의 인권, 얼마나 침해당하고 있을까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실제로 서울대 학생들의 인격권, 자유권, 평등권 등 인권 실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인격권 및 자유권 침해에 해당하는 피해로는 △신체적 폭력 △언어적 폭력 △종교 생활 강요 △원치 않는 음주 강요 등이 있으며, 평등권 침해 사례로는 외모,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인종 등으로 인한 차별 등이 있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피해 유형 달라=강의 시간에 모욕적 언사를 들었거나, 혐오 발언을 듣는 일 그리고 술자리에서의 술을 강제로 권하는 ‘강권’ 등은 일상처럼 일어나는 인권 침해 사건들이다.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현실을 엿볼 수 있었는데, △폭언, 욕설 등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말(34.5%) △행사 동원, 회식 참여 등의 강요(26.9%) △원치 않는 음주 강요(29.9%) 등이 높은 빈도를 기록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대학원생이 학부생보다 인격권과 자유권 침해 비율이 높았으며, 연구실 구성원 혹은 교수와의 관계에서 겪을 법한 인권 침해를 경험한 경우도 많았다. 학부생 전체 응답 중 인격권 및 자유권의 침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경우는 △폭언, 욕설 등 인격적으로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말(24.7%) △행사동원, 회식 참여 등의 강요(25.6%) △원치 않는 음주 강요(34.8%) 등이었다. 몇몇 대학원생들은 업무 시간이 지나도 개인적인 시간을 갖지 못하고 업무를 해야 하거나, 업무 중에도 본인과 관계없는 사적인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 대학원생의 경우는 △밤늦게 업무 지시 연락을 받는 등 개인적인 자유시간 침해(49.1%) △교육, 연구 등과 관련 없는 사적인 업무(개인 행사의 도우미, 자녀 과외, 운전) 강요(28.9%)와 같이 주로 연구실 구성원 혹은 교수와의 관계에서 발생하기 쉬운 인권 침해를 겪은 응답자가 많았다.

◇차별받는 소수자, 여성과 외국인=평등권 침해, 즉 차별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가해지는 대표적인 인권 침해 중 하나다. 평등권 침해 사례를 묻는 문항들에서도, 여성이나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 경험이 다수 발견됐다. 응답자가 많았던 항목은 △성별 △나이 △키, 몸무게, 외모 등 신체적 특징 △사상, 정치적 입장이나 종교적 신념 △현재 소속 또는 출신 학교, 학과 등이다. 특히 성별로 인해 차별받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남성의 17.3%, 여성이 36.9%를 차지해 여성 응답자의 경험 비율이 2배가량 더 많았다. 다른 문항에서도 여성 응답자의 차별 경험 비율이 남성 응답자의 경험 비율보다 높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추지현 교수는 “특히 여성들은 섹슈얼리티(sexuality)를 매개로 쉽게 차별의 대상이 된다”며 “학력, 종교, 민족, 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에서 취약한 여성일수록 그에 대한 비하와 성적 비하가 동반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학생들의 차별 문제도 주목할 만하다. 외국인 응답자 35명 중 ‘민족, 국적, 피부색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직접 목격했거나 경험한 학생은 1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37.1%에 달했다.


대학원생이 짊어지는 ‘학연동’(학업·연구·노동)의 무게

대학원생은 학부생과 달리 학업과 연구, 노동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분명 노동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교육의 일환이라는 명목 아래 제대로 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설문 결과에서도 대학원생의 교육권은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으며, 연구 윤리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연구실 역시 존재했다. 학업 및 연구에 대한 권리와 관련된 문항에서 대학원생의 전체 응답자 중 ‘본인 연구 주제와 무관한 프로젝트 참여 강요를 경험했다’(20.8%)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논문 지도가 불충분했다’(19.9%)고 답한 응답자 역시 상당수였다. 이외에도 ‘타인의 논문 및 연구 수행을 대신했다’고 답한 비율이 7.9%, ‘연구비 횡령 등 불법행위를 강요당했다’고 답한 비율이 10.7%였다. 주관식 응답에서도 ‘학생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연구비 명목으로 횡령함’ ‘교수가 거의 기여하지 않은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리려 함’ 등의 답변이 있었다. 추지현 교수는 “연구 윤리 위반을 경험하거나 목격하더라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문화와 피해를 공론화해도 확실하게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던 이전 사례들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설문 결과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원생 응답자 432명 중, 근로 장학, 실험 조교, 수업 조교 등 학내 노동 활동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수는 299명이었다. 이 중 무려 35.5%가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업무량이 과도하거나 규정 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고 응답한 학생도 37.8%에 달했다. 추지현 교수는 “단과대마다 차이는 있으나 야간이나 주말에도 업무에 바로 응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불성실한 태도로 보는 위계적 문화는 여전하다”며 “실제로 대학원에는 노동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많아 대학원생의 노동자로서의 지위는 법적으로도 공백이 많다”고 말했다. 원총 홍지수 사무총장(치의학과 석·박사통합과정·05)은 “일을 시키면 학생이어도 보수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수도 있지만 학생은 배우는 사람이기 때문에 보수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교수들도 있다”며 “교수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내 성폭력, 그저 남의 일인가

카톡방 성희롱 사건, 인문대 전 학생회장의 성폭력 논란 등, 지난 몇 년간 학교를 크게 흔들었던 사건 중엔 성폭력 사건이 유독 많았다. 그리고 언어적 성폭력, 성 역할 강요 등은 학내에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성폭력 피해 유형(중복응답 허용)을 살펴보면 ‘특정 성 비하 발언 및 행동을 접함’이 299건(39.9%)으로 가장 많았으며, △성적으로 희롱하는 말이나 음담패설을 들음(29.1%)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말이나 행동을 접함(28.2%) △성별에 따라 특정한 성 역할을 강요당함(27.4%)이 뒤를 이었다. 주관식 문항에서도 단체 카톡방에서 특정 성별에 대한 혐오 발언, 강의 시간 중 교수들의 성적 희롱 내지는 비하 발언 등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여럿 발견됐다. △기습적으로 또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원치 않는 불쾌한 신체접촉을 당함(13.2%)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한 강제적인 신체접촉을 당함(4.3%) △연인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함(5.6%)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함(5.5%) 등 신체적 접촉 혹은 신체에 대한 위협을 포함하는 피해를 경험한 사람도 존재했다.

성폭력 피해를 묻는 문항의 답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직접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매우 높았다. 전체 여성 응답자가 남자 응답자의 약 1.3배라는 것을 고려해도 대부분 항목에서 피해를 경험했다는 여성 응답자의 수가 남자 응답자의 최소 2배, 심할 경우 4배에 달했다. 특히 △연인에게 데이트폭력을 당함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강요당함 △타인이 동의 없이 신체 일부를 촬영함 등의 항목에서 직접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남성은 극히 적어 피해 경험이 있는 여성 응답자 수와의 차이가 매우 심했다. 추지현 교수는 “성폭력은 전체 범죄 통계를 봐도 여성 피해자들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성폭력도 결국 성차별의 한 형태”라고 덧붙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는?=이번 실태 조사의 목적 중 하나는 성폭력 피해 현황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있다. 실태조사에선 전반적인 성폭력 피해 실태의 경험을 물어본 후, 이 중 직접 피해 경험을 선택한 응답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거나 힘들었던 경험을 중심으로 △가해자의 성별 △가해자의 신분 △가해자의 소속 집단 △피해 반복 여부 △피해 장소 △피해 이후 대응 등에 대해 질문했다. 추가 설문 항목에 응답한 응답자는 대학원생 65명, 학부생 50명으로 총 115명이었다.

성폭력의 이면에는 권력의 차이가 강하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특성이 반영돼 있었다. 설문 결과 가해자는 남성, 선배나 교수자 등 일반적으로 권력 관계에서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인 경우가 많았다. 추가 응답에 응한 응답자 중 가해자가 여성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8명이지만 남성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94명으로, 그 수가 5배가 넘었다. 그리고 대학원생과 학부생 각각의 가해자 유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선배/연장자 △교수자 △업무상 상급자의 비율이 이를 제외한 나머지 경우의 2배에 가깝다. 추지현 교수는 “성폭력은 원래 권력 관계 속 힘의 차이로 인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성폭력 피해 후 피해자들의 대응은 어땠을까

성폭력 피해에 대한 피해자들의 대응은 어땠을까? 피해가 발생한 순간에 어떻게 대응했냐는 질문(중복응답 허용)에 55.9%의 응답자는 ‘대응하지 않거나 못했다’고 답했다. 또한 피해 발생 이후에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21.2%, ‘지인에게만 개인적으로 말하고 공론화하지는 않았다’는 응답이 47.5%다. 성폭행 피해가 발생한 그 순간과 발생하고 시간이 지난 이후 모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피해자가 더 많았던 것이다.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나=학부생 중 31명은 피해 발생 직후 즉시 대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질문(중복응답 허용)에서 △당시에 피해임을 인지하지 못해서(32.3%) △바로 반응하지 못한 경우(45.1%)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41.9%)라고 주로 응답했다. 반면 즉시 대응하지 못한 31명의 대학원생의 경우에는 ‘바로 반응하지 못한 경우’(48.4%)도 많았지만, ‘가해자에 의한 추가 폭력, 불이익, 보복을 우려해서’(41.9%)나 ‘제3자나 집단에 의한 폭력, 불이익, 보복을 우려해서’(25.8%) 등의 응답도 많았다. 대학원생의 경우 특히 추가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대로 된 대응을 방해하고 있다.

피해 발생 후 시간이 지나고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이유로는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응답자가 74명 중 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59.5%, 중복응답 허용) ‘가해자와의 관계가 불편해지기 싫어서’에 대한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40.5%). 다만 학부생은 ‘학업이나 진로 등에 불이익이 있을까 봐’라고 응답한 사람이 34명 중 7명(20.6%)이지만 대학원생은 40명 중 21명(52.5%)으로 나타나 대학원생이 학부생보다 문제를 공론화했을 때 학업이나 진로에 있을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총 홍지수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전공이 그렇겠지만 워낙 구성원이 적다 보니 교수에게 밉보이면 작게는 장학금을 못 받을 수도 있고 크게는 전공에서 자리 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체적인 사람들의 분위기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80%, 본인 대처에 만족하지 못한다=추가 설문의 응답자(중복응답 허용) 중 대다수는 사건 발생 이후 본인에 대처에 만족하지 못했다. 본인의 대처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80명으로, 이는 본인의 대처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수의 정확히 4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처에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적절한 사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 응답한 사람은 5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해자에 대한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응답 또한 33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그리고 인권센터 등 학내사건처리기구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피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배경엔 학내사건처리기구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피해 발생 후 대처 과정에서 ‘학내 기구에 상담하거나 제보했다’는 응답은 100명 중 6명으로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학내사건처리기구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학내사건처리기구를 신뢰하지 않아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35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 학내사건처리기구를 이용한 6명 중에서도 5명이 학내사건처리기구의 대응에 ‘매우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했으며, 남은 1명 또한 ‘보통이다’라고 응답했다. 추지현 교수는 “학내 기구뿐만 아니라 법적 절차 역시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것을 통해 피해자가 피해를 인정받는 것 역시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추지현 교수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대응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학교 기관이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라고만 볼 수는 없다”며 “절차를 통한 문제해결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기에 성폭행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통념을 깨고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피해자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담론 생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생 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학생들이 꼽은 학내 인권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문제 제기 자체가 어려운 분위기였다. 응답자들은 서울대의 학생 인권 문제가 발생하거나 개선되지 않는 요인으로 ‘문제 제기가 어려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37.4%)를 가장 많이 지적했으며, ‘인맥이나 소문이 중요한 조직 문화’(15.4%)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대학원생의 45.1%는 ‘문제 제기가 어려운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분위기’를 1순위로 선택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으로는 제도 개선이 꼽혔다. 인권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자 ‘가해 행위에 대한 징계 및 제재의 강화’(41.0%)가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으며, ‘피해자 보호 및 권리 지원 강화’(17.6%)의 필요성을 느끼는 응답자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원총 홍지수 사무총장은 “학생들이 피해를 신고했을 때 정당하게 조사가 이뤄지고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학교가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내 인권 실태가 좋지 않다는 인식 하에 학내 단체들 역시 협력해 인권 문제의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원총 홍지수 사무총장은 “인권센터의 학생 참여를 위해 몇 년째 노력 중”이라며 “원총과 총학이 본부에 주장하고 있는 교원징계규정 개정 역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내 인권전담기구인 인권센터 또한 문제를 인식하고,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이 함께하는 TF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권센터는 현재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이 함께하는 TF를 구성해 연구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인권센터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내 인권 이슈와 학생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환기하고, 개선점을 찾아 실제 학내 문화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학생 사회의 목소리에 학교가 잘 응답하고 협력해야 학내 인권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채원 취재부 차장 dora0203@snu.kr

삽화 · 인포그래픽: 홍해인 기자 hsea97@snu.kr 손지윤 기자 unoni0310@snu.kr

레이아웃 · 인포그래픽: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신동준 기자  sdj386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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