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셔틀버스는 차체가 낮고 계단이 없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를 말한다. 이것이 도입되면 현재 ‘장애학생지원차량’에 의지하고 있는 장애인의 이동권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현재 지원차량은 이용자 수에 비해 턱없이 공급이 부족하며, 그 시간대가 한정되어 있어 제한적인 이용만이 가능하다. 또한 녹두나 서울대 입구 쪽으로는 운행하지 않을뿐더러 방학 중에는 일정기간 운행이 중단되기도 한다. 이러한 불완전한 지원책으로는 장애인학생의 진정한 이동의 권리를 담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한계보다도 저상버스가 갖는 더 중요한 의미는 바로 ‘통합’에 있다. 저상셔틀버스는 진정으로 장애인을 배제하지 않고 ‘대중’으로서의 주체적인 권리를 담보하는 교통수단으로서, 장애인들은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할 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고, 전용차량의 ‘특수한’ 이동동선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게 돼, ‘보편’의 영역에서 일반학생들과 함께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징성은 지금껏 사회에서 효율성의 이름으로 철저히 ‘분리’시킨 타자였던 장애인이, 사회의 주체적인 구성원으로 통합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는 비단 이동수단만이 아닌 장애인지원정책 전반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물론 당장 모든 셔틀버스를 폐기처분하고 저상버스로 교체하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서울대가 얼마 전 셔틀버스를 전면 교체할 때에도 저상버스의 도입의지는 전혀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는 서울대가 여전히 장애인권의 문제를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장애학생을 일반학생들로부터 ‘분리’하는 정책으로 일관할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장애학생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주체적인 학내 구성원으로서 통합되어야 하는 정당성을 바탕으로 저상셔틀버스의 도입계획을 추진할 것과 장애인지원정책의 방향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다. 저상셔틀버스의 도입은 비현실적인 이상이 아니라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실천 가능한 문제이다.

김원영 사회학과ㆍ03

장애인권연대사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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