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성북구와 종로구에 위치한 사범대 부설학교의 관악구 이전은 서울대가 관악구로 옮긴 후 꾸준히 논의돼 왔다. 부설학교 이전 문제는 사범대․교육부․서울시청․서울시 교육청ㆍ관악구청ㆍ성북구청ㆍ종로구청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30여 년이 흐른 상태다.

사범대는 거리상의 제약으로 인해 사범대와 부설학교 간 교육적 연계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로 부설학교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서울대 본부는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 모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부설학교 이전 뒤에 불거질 ‘뒷감당’ 문제로 눈치를 보고 있다. 소위 ‘강북의 명문’인 부설학교가 관악구로 빠져나가 버리면 성북구와 종로구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부설학교 이전을 위한 예산 마련도 올해 기획예산처에서 최종심의대상에 오르지 못해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나 부설학교 이전 논의에서 관계 기관들이 모두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이 문제를 장시간 끌어오는 동안 부설학교에 대한 시설 및 교육 투자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전하겠다’는 말만을 지난 30여 년간 들어온 부설학교의 교직원과 학생은 지금의 이전 논의조차 반신반의 할 수밖에 없다. 부설학교를 관악구로 이전해 최신식 건물을 세워주겠다는 ‘사탕발림’도 더 이상‘약발’을 보장할 수 없다. “‘언젠가는 관악구로 이전할 학교에 뭐 하러 시설 투자를 하느냐’는 핑계로, 시설 투자를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는 한 부설학교 교사의 말을 관계 기관들은 새겨들어야만 한다.

이전을 추진할 것인지 빨리 결정을 내리고, 이전하지 않기로 결정된다면 시급히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은 논의를 질질 끌기보다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기 위한 최선책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