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도곡동과 흰 다아스

(전략) 다아스와 나는 / 녹조 푹푹 쌓이는 밤 푸른 사대강을 건너

구치소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구치소로 가 독방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 나는 다아스를 사랑하고

다아스가 아니 내 걸 리 없다 /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독방으로 가는 것은 세상에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 아름다운 도곡동은 날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명박명박 울 것이다




쌀롱이란 무엇인가 되물어라

『대학신문』 기자가 야구를 핑계로 집요하게 당신에 대해 캐물어 온다면, 그들이 평소에 직면하지 않았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 A 기자가 “너 언제 기자 회견할 거니”라고 물으면, “곧 하겠죠, 뭐”라고 얼버무리지 말고 “기자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여론이 민감한 때라서 일부러 물어보는 겁니다”라고 하거든, “여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B 기자가 “너 유격수 백업을 쓸 거니 유틸리티를 쓸 거니”라고 물으면, “유격수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거기에 대해 “얘가 미쳤나”라고 말하면, “제정신이란 무엇인가”라고 대답하라. C 기자가 “회의록이라도 한 줄 안겨다오”라고 하거든 “회의록이란 무엇인가”. “한 줄 달랬더니 정말 한 줄이냐”라고 하거든 “줄이란 무엇인가”.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 쌀롱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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