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 장애인 전문 무용단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 연습 현장을 방문하다

잠실 종합운동장 한편엔 장애 예술인들의 열정이 피어나는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위치해 있다. 이곳에선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평범하지만 특별한 무용 수업이 진행된다. 여느 무용 수업 같은 평범한 수업 소리가 들려오는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의 강의실 문을 여는 순간, 이 수업만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단원, 귀가 들리지 않는 단원을 비롯한 모든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의 단원들이 어울려 무용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 너무나도 편안해 보인다. 지난 10일(수) 단원들의 열정 속에서 진행된 ‘춤추는 휠체어’ 프로그램에 『대학신문』이 함께했다.

올해 1월 창단한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는 지체장애인, 청각장애인, 비장애인 모두가 단원으로 활동하는 전문 무용단이다.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 김용우 대표는 국가대표 휠체어 무용수로 활동했고 은퇴 후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 장애인 무용단을 결성했다. 여러 사람들의 열정이 모여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는 전문 무용단으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김 대표가 2015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선 단체 소속 휠체어 무용수 2명과 청각장애인 무용수 1명이 각각 개막식과 폐막식 무대를 장식한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여러 단원들이 각자의 커리어를 이어가면서도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여해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과 삶을 담아내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무용을 배우는 ‘춤추는 휠체어’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 무용과 한국 무용을 주축으로 연습해 공연을 준비한다. 또한 필라테스를 통해 기본적인 신체단련을 병행하고 무용 전반에 대한 이론적 특강을 듣는 등 더 좋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김용우 대표는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는 춤을 단순히 취미로 즐기는 차원 이상으로 전문 무용단으로서의 깊이와 넓이를 추구한다”며 “강습도 학교에서 무용 전공 커리큘럼을 따르는 것과 비슷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단원들은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한다. 수업은 근육과 신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설명하고 직접 몸을 움직이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또한 단원들은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차이가 발생하는 부분을 서로 인정하고 각자에게 맞도록 동작을 조금씩 조정해 나간다. 단원 박정호 씨(46)는 “비장애인들과 여러 유형의 장애인들이 함께 무용을 연습하다 보면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제각기 다르다”며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부분들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무용단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개인적으로도 더 발전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장애인 무용’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생소한 분야다. 그만큼 김용우 대표는 단체를 구성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장애인 무용 분야는 기반이 잘 다져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단체를 이끄는 동시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체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계단 유무 등 환경적 요소도 고려해야 했고 비용 부담도 있어 연습실을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며 “처음엔 장애인 무용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참여하려는 사람도 적었고 단원으로 참여를 희망하더라도 신체적 한계로 인해 참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의 단원들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장애인 무용을 널리 알리고 있다. 김 대표는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의 운영과 SNS를 이용한 활발한 홍보에 힘입어 현재는 이전보다 장애인 무용에 대한 인식이 훨씬 개선됐다”며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결의를 다졌다.

케이휠 댄스 프로젝트의 단원들에게 장애는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자신의 일부이자 춤의 도구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삶을 몸짓으로 녹여낼 방법만을 고민하는 완전한 프로다. ‘춤’을 매개로 당당히 무대에 선 이들의 웃음이 우리 사회에 더 널리 전해지길 바라본다.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1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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