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평소에 『대학신문』이란 단체에 관심이 크게 간 적은 없었다. 페이스북, 인스타와 같은 SNS가 활발한 요즘 페이지들의 기삿거리로 혹은 지인들의 소식으로부터 심심찮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기에 굳이 『대학신문』을 찾아볼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SSA’라는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다. 이 동아리에서는 국제학생대사라는 이름 아래, 외국인 손님들에게 서울대를 소개할 의무가 주어진다. 어느 날 손님 중 한 명이 서울대 내에서의 소식과 뉴스에 대해 질문했지만,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서울대 학생으로서 학교에 대해선 무관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에 『대학신문』에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이번에 시간을 내 통째로 『대학신문』을 정독해봤다.

이번 호에는 특히 학내의 굵직하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대거 담겨 있었다. 학부생인 필자에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성적처리규정 개정안과 그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 사용 부적합 판정을 받은 학내 장애인 화장실, 그리고 사회대에 상주하고 있다 적발된 외부인까지! 동기들과의 대화로부터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실들을 신문을 통해서야 비로소 접한 기분이다. 조금 더 자주 신문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다시금 하게 된다.

1면 기사들이 각각 2면과 3면으로 이어지게 해 자연스럽게 신문을 펼치게 된 것 같다. 이번 학기에 새로 시작된 듯한 연재 ‘베테랑’과 ‘질문포착’도 반가운 변화다. 이들은 빡빡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면 사이에 반가운 쉼터 같은 존재다. '질문포착'은 소재가 특히 좋았다. 학내에 들개라니! 사범대 근처에 갈 일 없는 공대생으로서 필자의 학교생활과 밀접한 소재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필자가 모르는 사이에 학교에서 이런 흥미로운 일들이 일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살짝 두근거린다. 이번 종합 면은 특히 다양하고 흥미로운 소재들로 구성된 것 같다.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기자들이 특히 애를 썼을 것이다.

이번 의견 면은 특히 좋았다. 의도한 건진 모르겠지만 ‘아크로의 시선’ ‘자하연’ 그리고 ‘관악시평’까지 서로 공통된 주제를 갖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을 내용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생각에 지면이 풍성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신문을 읽어서 그런지, 비판할 점이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기획 면의 중국 SF 연재나 복원전문가 김겸씨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던 것에 비해, 여기까지 페이지를 넘기게 하는 유인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다. 1면에서 ‘예고’나 ‘광고’ 같은 것을 넣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학신문』 뒤편의 좋은 기사들까지 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한용

산업공학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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