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총장예비후보자 5인의 발전계획서가 발표됐다. 총장예비후보자의 소견발표회 역시 24일 연건캠퍼스에서, 26일엔 관악캠퍼스에서 열렸다. 각 예비후보자의 정책이 공개된 것이다. 앞으로는 이번 달 7일에는 총장추천위원회의 정책평가가 있을 것이고, 9일에는 정책평가단을 통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수렴될 예정이다.

정책평가단은 교직원들과 학생들로 구성돼있으며 이들은 각 후보의 분야별 정책에 대해 평가하게 된다. 지난 총장선출에서는 투표할 수 있는 3만여 명의 학생 중 8,029명만이 정책평가단으로 등록했고, 이 중 60.36%인 4,846명만이 실제 정책평가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그 비율은 낮지만 전체에게 참여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개개인이 후보자들의 정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직원 정책평가는 전체 교직원 중에서 임의로 선발된 10%의 인원만 참여하게 된다. 인원은 적지만 반영비율이 높아 개개인이 전체 결과에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정책평가에 임해야 한다.

정책평가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정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려면 총장예비후보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발표된 공약 중에는 구체성이 없는 공약이 많다. 예를 들어, 기숙형 학부대학(Residential College, RC) 공약의 경우 RC의 프로그램을 어떻게 채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자는 없다. 특정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담당 기관을 설립하겠다는 공약 중 몇몇은 목적과 기관 이름만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총장예비후보자들은 모호한 공약들을 보다 치밀하게 고민하고, 실현 가능하도록 준비해 자신의 공약에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퇴보가 있을 수 없다. 총장과 학내 구성원들의 소통 없이 유리된 현상도 이제는 그대로 둘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선 우리 대학보다 자신의 입신양명만을 위해 움직이는 후보자의 등장이 자연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 심각한 현실이다. 무관심으로만 외면한다면 참담한 상황은 반복될 뿐이다. 우리 모두가 나서서 제대로 된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 총장예비후보자들과 정책평가단의 책임감 있는 자세로 서울대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총장이 선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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