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4. 강태진 명예교수(재료공학부) “내년 가을 정기국회를 목표로 서울대법 개정”

◇지난 총장 선출을 회고해 달라=

지난 선거에서 떨어진 원인은 공약 개발에 치중해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정책과 공약을 개발했지만, 그것을 알리는 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서울대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한 비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더 많은 공부와 준비를 했다.

◇서울대 교육 실태를 진단하고 개선책을 제시해 달라=

혁신적인 고등교육에 대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온라인 교육에 대한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어야 한다. 공대 학장 시절 온라인 교육 콘텐츠의 중요성을 느껴 글로벌공학교육센터(38동)를 건설했다. 이곳에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수출하고, 또 다른 나라의 교육을 수입해 학생들에게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기초소양교육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숙형 학부대학(RC) ‘관악칼리지’를 세우고자 한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1년간 인성 교육, 세계 시민 교육, 영어 및 제2외국어 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법, 독립심 등을 배울 수 있다. 그와 함께 ‘관악플러스칼리지’도 제안한다. 관악칼리지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관악플러스칼리지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부생 교육뿐만 아니라 시민 사회 교육, 고등 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서울대는 모든 학문 분야의 후속세대를 키워갈 사회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문제 중 하나는 학부생 정원이 많이 줄었다는 점이다. 대학원 정원이 충분한 것에 비해 학부의 크기가 작아 학문 후속세대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본부보다 각 대학이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각 대학이 필요한 분야 학부 정원을 늘리고, 모집인원이 과잉인 곳은 정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구성원의 다양성 증진과 소수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소개해 달라=

서울대는 수월성과 공공성의 가치를 강조해 왔고, 서울대가 키워낸 인재들도 이 두 가지에 주안점을 둬 왔다. 앞으로는 여기에 ‘다양성’을 보태 서울대가 추구할 새로운 인재상의 축이 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포용적으로 변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을 가르치고 이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기관으로서 어떻게 더 잘 가르치고 책임질 수 있는 지 고민을 통해 학내 구성원의 다양성을 키워야 할 것이다.

◇서울대법 개정을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법인화가 되며 서울대가 두 가지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법인화 이전 재산을 모두 서울대에 귀속시키지 못했으며, 서울대법인이 면세법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서울대는 사회에서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커온 만큼, 국가와 지역과 인류에 봉사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에 더욱 친화적으로 법을 개정하기 위해선, 이러한 사업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사회를 설득해야만 한다. 내가 총장이 된다면, 배수의 진을 쳐서라도 법인화법 개정을 이뤄내겠다.

◇서울대의 국제화의 방향은 무엇인가=

국제화는 전방위적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선진국의 것을 받아오기만 했다면, 이제는 후진국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해외로 가는 많은 서울대 학생들이 선진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생각의 폭을 넓히려면 개발도상국에 가서도 고민하며 스스로 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유학생과 관련해선 현재 학교에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문은 영어 번역본이 함께 제시돼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학생이 입학하면 그 과의 조교가 그 학생을 담당해 도와야 한다. 외국인 학생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

◇학내 의사결정과정의 투명성과 구성원과의 소통을 위한 계획이 있는가=

모든 문제는 결국 소통의 문제이고, 이는 총장의 의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공과대학 학장을 하며 ‘공헌’ ‘공우’ ‘공감’ 등 많은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는 혼자 이뤄낸 것이 아니다. 자율성을 100% 보장하며 직원에게 권한을 넘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권한을 위임하는 동시에 정책적으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단계적인 로드맵을 공유해 직원 등 학내 구성원 모두와 소통하는 서울대를 만들어 가겠다.

◇공약으로 서울대 교육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서울대판 구글이다. 이름도 ‘SNUgle’이라고 지었다. 서울대가 가지고 있는 지식 재산을 총망라해 검색엔진을 만들고, 파생 자료들을 계획적으로 다루는 것이 목표다. 서울대에는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이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보가 한 곳에 정리돼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한 분야의 전문가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지를 알기 위해 마이스누에 검색해보면 그 결과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교직원의 전공분야, 업적 및 관심분야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기능이 하나도 없다. SNUgle이라는 새로운 서울대 플랫폼을 만들어 이 모든 정보를 통합 관리해 서울대만의 경쟁력을 얻고자 한다.

레이아웃: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사진: 유수진 기자 berry832@snu.kr

임채원 취재부 차장 dora0203@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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