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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외 출입금지
  • 황보진경 기자
  • 승인 2018.11.04 07:10
  • 수정 2018.11.0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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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하고 투박한 쇠문에 걸린 팻말 [관계자 외 출입금지]. 한없이 차가워 보이는 회색 문 뒤엔 요지경이 펼쳐졌다. 수강신청 날 학생들 못지않게 긴장한 채로 시곗바늘만을 쳐다보는 서버실의 직원들, 컴컴한 백스테이지에서 숨죽이며 기다리는 연극팀원들, 오직 과녁을 향해서 총을 쏘는 사격회원들이 바쁘게 삶을 꾸며간다. 『대학신문』은 그간 궁금했지만 가보지 못했던 팻말 뒤 미지의 공간을 찾아가 봤다.

◍ 서버실: 수강신청의 전원을 켜다

학내 전산망을 관리하고 IT 서비스를 운영하는 서버실은 상시 출입이 제한돼 있다.(사진①)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항상 출입 대장을 작성한다. 또한 서버 컴퓨터는 굉장히 예민해 먼지, 온도,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철저히 출입을 통제한다. 이런 서버실이 1년 중 가장 예민하고 북적거리는 때는 수강신청 기간이다.

사진①

가을학기 수강신청이 시작됐던 지난 7월 26일(목) 오전 6시 30분, 해가 뜬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정보화본부(102동)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상황실 안에선 컴퓨터로 분주하게 작업하는 사람들과 시곗바늘을 주시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7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사진②)

사진②

학생들이 접속을 시작하는 6시 50분, 10분이 남았다는 호령과 함께 직원들은 화면 위의 치솟는 접속자수 그래프를 보며 긴장을 놓지 못한다. 수강신청 날엔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본부 이덕임 행정관은 “학생들은 계속 새로운 매크로를 만들어낸다”며 “우리는 다시 그것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니 창과 방패 같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수강신청이 시작된 지 30분 정도 지나면 서버가 완전히 안정된 것”이라며 “새벽에 아침도 못 먹고 출근한 직원들이 그제야 아침밥을 먹으러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실의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 뒤, 학교의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수많은 노력이 숨어있었다.

◍ 백스테이지: 스포트라이트를 만드는 사람들

메인스테이지가 만들어지기까지엔 적막 속 분주함 가득한 백스테이지가 있다. 9월 6~7일 인문대(14동) 지하 1층 소극장에서 인문대학 중국어 연극팀 ‘화양연화’가 <암련도화원>을 상연했다. <암련도화원>은 연극 ‘암련’과 ‘도화원’이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극이다. 상연 하루 전에 방문한 그들의 백스테이지에선 연극 못지않게 재밌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스태프들은 무대 위에선 조명과 음향을 점검하고, 무대 뒤에선 소품과 분장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리허설’을 ‘준비’하는 그들의 리허설은 유쾌하며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상연과정에서 실수도 있었다. 이민영 연출(국어교육과·17)은 “다음 씬에서 가로등을 언급하는 대사가 있었는데 스태프가 실수로 가로등을 먼저 치워버렸다”며 “다행히 배우와 자막을 관리하는 스태프가 빠르게 대응해 관객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다”고 공연 중 발생한 곡절을 전했다. 이런 실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연습과 스태프들의 깊은 무대 이해도 덕이었다.

이민영 연출은 “연극은 삶과 닮아있다”고 표현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틀리면 다시 찍어 최상본을 만들 수 있지만, 연극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든 그 상황을 타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스테이지의 사람들은 더 완벽한 연극을 선보이기 위해 몇 배의 시간을 백스테이지에 투자한다. 그들의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엔 2시간의 공연을 위한 수개월의 땀방울이 배어 있었다.

사진③ 스태프들이 캣워크에서 조명 상태를 점검하고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사진④ 기계실에선 무대 전체를 조망하며 음향, 조명, 자막을 관리한다.
사진⑤ 의상을 입고 분장하는 배우들은 무대를 앞두고 한껏 들떠있다.

◍ 사격회: 총과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제1파워플랜트(68동) 외진 곳엔 ‘서울대학교 사격회’가 있다. 이곳에선 학생 동아리뿐만 아니라 직원 동호회도 함께 사격 활동을 즐긴다. 사격회에선 소총과 권총, 두 종류의 총기를 사용한다. 모두 스포츠 사격 경기에 사용되는 것으로, 압축공기를 이용해 탄환을 빠르게 발사하기 때문에 살상력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살상력이 낮다고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격회에선 안전문제에 특히 주의한다. 덕분에 아직 안전사고 문제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윤정현 회장(자유전공학부·16)은 “사격장과 총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2014년에 서울대학교 사격회도 개정된 내용에 맞춰 사격장을 리모델링했다”고 전했다. 사격장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탄환이 사격장 밖으로 발사될 경우를 대비해 방탄벽을 세웠다.

총기를 허가 없이 인가된 장소에서 반출하면 법적으로 처벌받는다. 윤정현 회장은 “사격회 무기고의 열쇠는 정회원만 사용할 수 있고, 사용 시엔 꼭 대여 대장을 작성하도록 엄격히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대회 출전이나 수리를 위해 총기를 반출할 때도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장전한 채로 이동하거나, 총구가 사람을 향하지 않도록 기본적인 규율을 통해 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인 사격장, 그 안에는 철저한 안전 관리 속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격회 회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⑥ 일반 종이는 찢어져서 탄환이 맞은 위치를 정확히 표시할 수 없기 때문에 특수 제작된 표적지를 사용한다.

사진⑦ 윤정현 회장이 권총으로 사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단지 팻말 하나 걸었을 뿐인데 무언가 위험하고 비밀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 안에서 ‘관계자’들은 모두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이 모르던 어느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삽화: 홍해인 기자 hsea97@snu.kr

황보진경 기자  hbjk030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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