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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상상력의 씨앗에서 꽃을 피우는 사람들인터뷰 | 아이들의 말에서 탄생하는 디자인 ‘에이드런’(A’dren)
  • 신다현 기자
  • 승인 2018.11.11 08:42
  • 수정 2018.11.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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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꽃, 동굴에 뜬 별, 파도의 맛. 순수함을 지닌 아이들만이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곤 한다. 아이들의 소중한 생각을 수집해 패턴 속에 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탄생한 패턴은 가방과 지갑, 신발에 담겨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고, 다시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지난 7일(수) 오후, 사회적 디자인 브랜드 ‘에이드런’의 이호임 교육총괄이사(협동과정 미술교육전공 석사과정·17)로부터 그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호임 교육총괄이사는 “우리가 사회에서 하는 일을 보고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분들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함께 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는 디자인

‘올 더 칠드런’(All the children)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 ‘에이드런’(A’dren)에서 알 수 있듯, 에이드런은 모든 아이들을 위하고 모든 아이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상품을 디자인한다. 올해로 설립 3년 차를 맞은 에이드런은 마음 맞는 친구들과의 미술 교육 봉사 모임에서 출발했다. 에이드런의 교육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호임 이사는 “처음엔 아동양육시설에서 교육 봉사를 하기 위해 대외활동에서 만난 친구들과 만든 모임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영감을 받아 제품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좋아 법인으로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에이드런은 디자인 과정에서 아이들의 ‘말’보다 ‘그림’에 초점을 두는 방식을 택했다. 아이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나 사용한 색감을 이용한 디자인 상품을 만든 것이다. 그러던 중 한 아이의 말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이 이사는 “수업 중에 한 아이가 ‘차가운 꽃이 핀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며 “그 말을 듣고 아이들의 상상력에서 가능성을 찾았고, 아이들의 상상력 넘치는 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디자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한다. 이 이사는 “미술 교육을 하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많은 이야기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중에서 재밌는 이야기나 독특한 생각을 기록해뒀다가 패턴화해서 제품으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에이드런의 미술 시간에 제일 중요한것은 아이들 한 명 한 명 만이 할 수 있는 열린 생각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 이사는 “기본적으로 ‘미술’을 가르치지만 단순한 설명식 수업보다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룡이 낙엽 속에 꽁꽁 숨었어요’라는 아이의 말에 착안해 디자인 한 패턴(위)과 미술 교육 과정에서 나온 아이들의 말로 만든 패턴으로 제작한 다양한 제품들(아래) (사진제공: 에이드런)


상상력을 수집하고 풀어내다

에이드런은 서울 지역 아동양육시설 두 곳을 한 달에 한 번씩 방문해 미술 교육 봉사를 진행한다. 교육 활동엔 회사의 직원들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과 직업의 봉사자들이 함께한다. 봉사자들은 아이들의 ‘짝꿍 선생님’이 돼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끈다. 이호임 이사는 “우리는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들으며 미술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에이드런에서는 이 과정을 상상력을 ‘수집’한다고 부른다. 이 이사는 “수집을 위해 다양한 미술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상상력에 자극을 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수집된 상상력은 디자이너에게 좋은 영감이 된다. 이 이사는 “아이들의 말을 어른들의 시각에서 디자인해 보여주는 것이 에이드런의 특색”이라며 “말의 요소마다 녹아있는 독특한 생각을 찾아내 우리만의 패턴으로 풀어내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탄생한 상품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꽃잎’ ‘해먹 위에 누워서 쉬는 아이스크림’ ‘소풍 가는 개미’와 같이 아이들의 순수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이야기를 패턴으로 표현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은 숱한 고민을 반복한다.


아이들로부터 모두에게로

에이드런은 아이들로부터 더 많이 배우고 발전해나간다. “또래보다 체구도 작고 낯을 가리는 5살 아이와 함께 미술 수업을 한 적이 있다”며 입을 연 이호임 이사는 “말수가 적은 아이라 처음엔 이야기를 나누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깨닫고 자기 생각을 꺼내며 우리에게 마음을 열어줬을 때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는 “수업 전 준비할 것도 많고 힘들지만 수업이 끝나고 무언가 성취해낸 아이들이 뿌듯해하는 것이 느껴질 때 오히려 우리가 더 뿌듯해진다”며 미소 지었다. 이렇게 에이드런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행복해하고 아이들에게 배우며 성장한다.

에이드런은 지금까지 이뤄온 것을 바탕으로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 이사는 “장차 에이드런만의 디자인 공간을 갖는 것을 꿈꾸고 있다”며 “그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고, 미술이나 디자인과 관련한 강연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이사는 “더 많은 아이들과,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리의 일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에이드런이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에서 만들어낸 의미도, 모양도 아름다운 제품들이 사람들에게 향기를 전해주는 꽃처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퍼뜨려나가길 기대한다.

사진: 황보진경 기자 hbjk0305@snu.kr

신다현 기자  shinda0206@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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