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인터뷰

제61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출마한 「내일」 선본 도정근 정후보(물리·천문학부·15)와 김다민 부후보(조선해양공학과·16)는 “유쾌하고 즐거운 학생회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칙개정위원회에서 학생회 구조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진한 공감대를 느껴 함께 총학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그들은, “어제와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선본명으로 「내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내일」 선본이 그리는 총학의 모습은?=2019년엔 학생회가 달라져야 한다. 거시적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당연히 학생회가 해야 할 일이고, 다변화된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일상적인 일도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 학생회는 구호와 투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교직원 사회와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해야 하며, 그들과의 신뢰 회복 및 이를 바탕으로 한 투쟁과 협상의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회는 공론장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학생회끼리 논의한 바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에서 나아가 학우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한 뒤, 그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학생회의 문턱을 낮춰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새로운 총학을 구상하고 있다.

◇중심 공약은 무엇인가=선본의 슬로건과 기조가 ‘일상과 함께하는 총학’인 만큼, 학생들의 삶과 시선에서 시작해 일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6가지 공약 △사당셔틀 신설 △드랍지·초안지 전산화·간소화 △장터 부활 △학내 안전사고 SMS 알림 시스템 △총학 청원제 실시 △연건 동아리연합회 설립이 「내일」의 중심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사당 셔틀의 경우, 학교 위치상 통학하는 학생들이 항상 고충을 겪는다. 통학은 의식주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출마 전부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다음으론, 드랍지와 초안지를 제출하는 절차가 현재 교수·직원·학생 모두에게 불합리하고 불편하다고 본다. 마땅히 학생회가 맡아 불편을 해소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했다. 총학 청원제는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공약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제를 모티브 삼아, 학우들의 요구나 질문에 책임감 있게 답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학생들의 학내 거버넌스 참여를 위해선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총장추천위원회·평의원회·재경위원회, 장기적으로는 이사회에도 학생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시흥캠퍼스 투쟁 과정에서 본부가 제시한 대타협안에도 학내 거버넌스 구조 개혁이 언급된 적 있고, 총장예비후보자들 역시 거버넌스 체제에 여러 잡음이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학내 의사결정구조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측면에서 충분히 현실성 있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수준의 학내 공론화를 추진할 예정이고, 평의원회·교수협의회·노조 등 다른 구성원들도 비슷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더 큰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어떻게 학내 인권 실태를 개선할 계획인가=여러 소수자의 학내 인권 실태가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으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소수자의 인권에 관해 성명을 내고 구호를 외치는 것은 총학 차원의 대응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일단 학내에서 소수자 혐오 강연이 열릴 때 이에 대해 본부에 강력하게 재발 방지를 요구할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에 관해선, 부후보가 공대 학생회 배리어프리 TF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919동에 점자 블록을 설치하는 등 이동권 보장 실태가 열악한 학내 공간을 개선하려고 한다. 또 외국인 유학생도 소수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해 학사 시스템이나 마이스누에 올라오는 중요 공지를 외국어로 제공하고, 사전 요청 절차를 거쳐 한영 병기 시험지를 제작할 것이다. 외국인 학생회를 총학으로 편입해 중앙 학생회의 틀 안에서 이들과 수평적·체계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교통 공약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공약의 현실성에 관해 설명한다면?=먼저 사당 셔틀의 경우, 선본에서 조사한 결과 아침 시간대에 서울대와 사당을 오가는 경로는 경기 남부에서 사당으로 향하는 쪽과 다르게 덜 막힌다. 따라서 셔틀을 운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낙성대 셔틀처럼 학생들이 몰리는 일부 시간대에만 운영할 계획이라 현실성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번 총장선출에서 오세정 명예교수(물리·천문학부)가 같은 공약을 내건 만큼 터무니없는 공약은 아니라고 본다. 광역셔틀은 과거 기존 셔틀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부에 이관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58대 총학에서 추진이 되다가 본부와의 관계 악화로 무산됐다. 저번에 가능성을 한 번 확인했으므로 이번에 학우들의 수요를 제시하며 본부에 제대로 요구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심야셔틀 공약에 대해선, 현재 BK국제관에서 끝나는 셔틀 노선을 조금 연장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가 고용이 필요 없어 재정이나 인력 문제는 크게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교직원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있는가=교직원과의 신뢰 회복은 단일한 사업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소리에 해당한다. 따라서 선본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어떻게 해왔는지가 중요하다. 애초에 교직원과의 신뢰 회복을 내세운 선본은 「내일」이 거의 처음이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선본의 의지가 교직원 사회에 이미 전달됐으리라 본다.

시흥캠퍼스 설립 과정에서 소통이 부재한 점이나 사회학과 H교수 사건 등 바람직하지 않은 일도 다수 있었고 시정돼야 할 일도 많지만, 그런 일부 사례를 바탕으로 교직원 사회 전체를 적폐로 규정하고 협력의 가능성을 닫아놓는 것은 학생들 혼자만의 힘으로 대학을 바꿔나갈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이라고 본다. 교직원이 봤을 때 총학이 반대만 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본부가 실시하는 정책에 나쁜 정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시행됐을 땐 긍정적인 반응도 보이는 등 협력과 비판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투쟁이 필요한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서울대의 행정체계가 어느 정도 분권화돼있기 때문에 각 기관과는 지속적으로 협력해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채로운 선본 홍보에 관해 설명한다면?=총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유쾌한 홍보를 기획했다. 최근 총학 선거 투표율도 절반 수준에 머무는 등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다. 시각적인 욕구를 건드려 조금 더 눈에 띄는 홍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즐겁고 유쾌한 학생회를 만들고 싶다. 「내일」이 지향하는, 소통이 원활하고 열려 있는 학생회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영상 매체를 많이 활용했다. 이로써 기층 학우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 학생회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내 일상과 함께하는 총학 「내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서울대 학생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공약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했으니 선본의 기조와 여러 정책을 잘 읽어 보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주길 바란다.

사진: 신하정 기자 hshin@snu.kr

삽화: 권민주 기자 kmj474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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