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날씨만큼이나 11월은 바쁜 달이 될 것 같다.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10팀의 KBO 리그는 포스트 시즌을 지나 두산과 SK의 한국 시리즈 마무리를 앞두고 있고 몇 년을 달려온 수험생들은 이제 수능을 치른다. 벌써 캐럴이 나오는 것을 보면 스타벅스 역시 서둘러 겨울을 준비하는 것 같다. 다들 곧 다가올 무언가를 준비하며 어딘가 서두르는 모양이다. 관악 역시 그렇다. 요즘 메일함을 들여다보면 수강 신청 때나 지나가시던 얼굴 모를 교수님들의 인사가 가득하다. 관악은 지금 총장선거라는 큰일을 앞두고 보이지 않는 파도가 일렁이고 있다.

우리는 이 파도를 잘 타야만 한다. 관악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지나왔는지 잘 알기에 우리는 또다시 쓴 물을 삼키지 않도록 신중히 물살을 골라야 한다. 과연 어떤 파도가 우리를 저 멀리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지, 스스로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면 이번 1973호 『대학신문』에 시간을 투자할 만하다. 이번 호는 총장선출 특집이라는 큰 이름을 달고 나온 만큼 학생들이 몰랐을 선거의 이모저모에 대해 많은 부분을 짚어준다. 먼저 텍스트로만 접할 수 있던 공약들을 인터뷰를 통해 더욱 생기 있게 후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대학신문』은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에 대한 분석 좌담회를 기획해 독자들로 하여금 다른 시각을 가진 학내 구성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호에서 가장 유익하게 읽었던 부분인데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 등 다양한 시선들을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분석 역시 날카로워 지나치듯 놓쳤을 부분들에 대해 한 번 더 짚고 넘어갈 수 있게 해준다. 다섯 후보 모두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좌담회를 찬찬히 읽고 난 독자들은 자신이 던질 표가 아주 아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다. 총장후보자들과의 인터뷰 공통질문 중 다양성과 소수자에 관한 내용이 어색하게 좌담회 패널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외국인, 장애인 등 다양한 구성원의 시각이 궁금한데 이 부분은 여전히 가려운 채로 남아있다. 모든 구성원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은 힘든 일일 테지만 다음에는 이 자리가 조금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하고 바라는 바다.

총장선거 이외에도 의료용 대마, 리만 가설 해프닝,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의 내부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아 좋았다. 나는 늘 『대학신문』을 조금 무거운 읽을거리로 생각했고 알게 모르게 거리감을 두었지만 이번 기고를 준비하면서 그것이 신문에 대한 편견이었음을 알게 됐다. 한동안 이 코너를 준비했던 일을 술안주로 삼을 것 같다. 그러다 문득 그 술자리가 생각나 『대학신문』을 집어들고 그냥 한번쯤 읽어보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틀린 그림 찾기’의 난이도가 더 어려웠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궁찬영

화학생물공학부 석사과정·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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