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월) 두산인문관(8동) 101호에서 제61대 총학생회(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총학 선거를 앞두고 개최된 간담회에선 「내일」과 「NOW」 선거운동본부(선본)의 기조와 정책, 특히 수많은 복지 정책들의 실효성과 사실 관계를 묻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대학신문』은 공동정책자료집과 이날 오갔던 질의응답을 바탕으로 「내일」과 「NOW」 두 선본의 기조와 정책에 대해 짚어봤다.

▶제61대 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 기호 1번 「내일」 선본 답변서 전문

▶제61대 총학 선거 공동정책간담회 기호 2번 「NOW」 선본 답변서 전문

◇학생들의 의견, 어떻게 들을까=학생들의 대표를 꿈꾸는 「내일」과 「NOW」가 학생들의 무관심에 내리는 처방은 방향부터 달랐다. 「내일」은 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바탕으로 정책 의제를 설정할 것을 주장한 반면, 「NOW」는 총학이 나서 정책 의제를 제시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방향 차이는 구체적인 정책에서도 드러났다. 「내일」은 다원화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총학 청원제도’를 내놨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같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청원을 받고, 일정 수 이상의 학생들이 동의할 경우 총학이 답변하고 해당 내용을 공론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간담회에선 이와 같은 청원제도가 소수 의견을 수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청원을 수렴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정근 정후보(물리천문학부·15)는 청원제도 운영과 관련해 “오히려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더 수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적 여건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겨 청원을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총학의 선제적 역할을 강조한 「NOW」는 의견 수렴 정책으로 기층 토론 활성화와 과/반 학생 자치 부활을 제안했다. 총학이 정책 의제와 계획을 제시하면, 이에 대해 학생들이 ‘일상공동체’인 과/반에서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많은 과/반의 학생 자치가 침체된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과/반 토론에 참석하지 않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윤민정 정후보(정치외교학부·15)는 “각 사안에 맞춰 기층 과/반 공동체에 수렴되지 못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을 창구를 따로 마련하겠다”며 “현재 과/반 학생회별로 토론하기에 적합한 환경이 마련돼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나 장기과제로서 과/반 기층 학생회의 부활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공약, 그 사이로 드러난 틈=이번 선거에서 유난히 두드러지는 키워드는 바로 ‘일상’이다. 「내일」 선본은 캐치프레이즈에서도 드러나듯 스스로 ‘학생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총학’이 될 것이라 밝혔으며, 「NOW」의 경우 학생들의 일상을 변화시킬 총학이 자신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 맞춰 두 선본은 교육과 교통, 학생자치공간 마련 등 학생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정책 곳곳에선 일상을 바꾸기엔 미흡한 점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먼저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을 강조한 「내일」의 경우, 정책 실행 과정에서 본부와의 협상이 결렬되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본부 의존도가 높은 정책이 다수 존재하는 만큼, 여러 정책들이 아예 실현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와 같은 지적에 「내일」은 필요한 경우엔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투쟁을 항상 마지막 선택지로서 고려하겠다”며 투쟁을 최소화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은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NOW」의 양진영 선본원(사회학과·17)은 「내일」에 “사당 셔틀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선 차량 및 인력 충원에 본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며 본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마찰이 있을 경우 대응 계획이 있는지 물었고, 이에 도정근 정후보는 “본부와의 협의에서 학생들의 요구가 불발될 경우엔 먼저 학생들이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파악하고 그 의견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NOW」 선본과 관련해선 사전조사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정책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앞서 「NOW」는 홍보 포스터 등을 통해 재료공학부의 학생자치공간을 되찾아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이미 재료공학부 학생회가 학부장과 협의해 학생자치공간 확보를 약속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NOW」는 재료공학부 학생회에 사과문을 전달했다. 윤민정 정후보는 간담회에서 “재료공학부 선본원을 통해서 관련 정보를 습득하고자 했으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전에도 「NOW」는 정책 홍보를 위해 제작한 카드뉴스에 이미 공대 내부에서 논의를 마친 ‘300동 외부 입점 업체(나인온스) 가격 합리화’를 문구로 실었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간담회에서도 관련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해당 논란에 대해 「NOW」의 김수정 선본장(인류학과·16)은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약 논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은 정책에서 제외됐으나, 실수로 카드뉴스에 게시됐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래픽: 홍해인 기자 hsea97@snu.kr

사진: 유수진 기자 berry83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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