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7년, 재정과 부동산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법인화 7년, 재정과 부동산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 서은혜 취재부 차장
  • 승인 2018.11.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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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국립대일까?’ 이 질문에 ‘국립대’라고 답한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서울대는 2011년 자율성 확대를 위해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했고 이를 통해 국립대와 법인의 특성을 모두 갖게 됐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는 국립대의 지위를 갖고 정부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는 동시에 수익사업을 통해 대학 운영 및 발전을 위한 자체 예산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법인화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서울대는 재정난과 부동산 문제에 골치를 앓으며 국립과 법인의 장점을 모두 놓치고 있다. 재정 확충을 위해 시작한 수익사업은 사전 준비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며, 정부출연금(출연금)마저도 줄고 있다. 거기에 서울대 일부 부지에 세금이 부과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출연금을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겪고 있는 이런 문제들은 법인화를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는 서울대가 지속해서 발전하는 데 바탕이 되는 자산을 잃을 수 있다. 이에『대학신문』에선 서울대가 겪고 있는 재정난과 부동산 문제를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법인화, 그 불안했던 시작

서울대 법인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건 2006년부터였다. 당시 서울대 총장이었던 이장무 전 총장은 장기발전계획위원회에 법인화 분과위원회를 두고 해외 대학 사례를 조사했으며, 2008년엔 ‘서울대 법인화위원회’를 발족했다. 법인화의 주요한 목표는 교육·연구 분야 및 재정 분야에서의 자율성 확보로, 특히 재정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서울대의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많았다. 서울대 법인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박성현 명예교수(통계학과)는 “당시엔 서울대가 정부산하조직의 하나였기에 정부로부터 예산을 품목별로 지급받았고, 수익사업을 통해 자체 예산을 확보할 수도 없었다”며 “법인화를 통해 본부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예산을 집행하고 수익사업을 진행한다면 학교의 발전을 위한 재정을 확충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이후 2010년 정부 입법을 통해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서울대법)이 발의되고 그해 말에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서울대 법인화의 길이 열리게 됐다. 그러나 학내외에선 서울대 법인화를 두고 여러 논란이 일었다.

먼저 학내에선 서울대가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2011년 법인화를 반대하면서 본부점거를 주도했던 지윤 전 총학생회장(인류학과·14졸)은 “국립대인 서울대가 나라에서 받은 토지를 바탕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이 있었다”며 “산학협력의 경우에도 국립대의 연구 성과가 특정 기업에 독점적으로 귀속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을 반영해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정관’ 제52조엔 수익사업이 교육·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문구가 포함되기도 했다.

학외에선 국·공유재산의 무상양도에 대한 갈등이 컸다. 서울대법은 서울대가 기존에 관리하고 있던 국·공유재산을 무상양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여기엔 광양과 구례지역의 백운산 학술림도 포함됐다. 이에 2011년 광양과 구례 주민들은 백운산의 무상양도에 크게 반대하며 학교를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2010년 중순부터 기획처장을 맡았던 남익현 교수(경영학과)는 “당시 지역주민들이 학교 정문을 버스로 막고 시위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며 “결국 학술림에 대한 무상양도를 결정짓지 못하고 법인 체제가 출범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법인 서울대는 수익사업과 국·공유재산의 무상양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출범하게 됐다. 이때 매듭짓지 못한 문제들은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법인 서울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법인화 이후 텅 빈 서울대 돈주머니

‘국립대학법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에도 국립대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정부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고 있다. 2018년 기준 출연금이 법인회계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56%로 그 비중이 상당하다. 서울대법 29조에 따르면 국가는 서울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재정 지원을 해야 하며, 30조엔 국가가 고등교육예산의 증가율을 고려해 매년 출연금을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출연금을 매년 전년 대비 20%씩 증액할 것을 대학운영성과목표로 제시했고, 실제로 출연금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출처: 서울대학교 법인회계 예산현황

그러나 서울대법에 규정된 것과 달리 최근 출연금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7년도엔 전년 대비 25억여 원이, 올해엔 전년 대비 155억여 원이 감소했다. 문제는 출연금이 왜 줄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산과 김충환 담당관은 “매년 정부에서 시행하는 성과평가나 감사 결과만 가지고 출연금이 결정되진 않는다”며 “정부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출연금을 결정하지만 출연금이 삭감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출연금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 예산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서울대는 수익사업과 산학협력을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먼저 법인화 이후에도 수익사업 관련 규정에는 여전히 국립대의 흔적이 남아있어 서울대가 수익사업을 시행하기조차 쉽지 않다. 서울대가 소유한 모든 부지는 교육·연구 부지다. 서울대가 수익사업을 하려면 생산제조시설허가를 받아야 한다. 수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서울대법에 생산제조시설허가를 완화하는 내용을 규정해야 했지만, 이러한 노력은 없었다. 평창캠퍼스(평창캠) 목장장을 맡은 임정묵 교수(농생명공학부)는 “서울대가 수익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밟아야 하는 절차가 법인화 이후에도 똑같다”며 “평창캠 목장에서 계란을 판매하기 위해 5평 남짓의 부지를 생산제조시설로 허가받는 데 자그마치 6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어렵게 수익사업에 성공해도 수익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본부가 자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제약이 있다. 수익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은 법인회계의 수입대체경비가 된다. 그러나 ‘서울대 수입대체경비 지침’에 따르면 서울대는 수입대체경비를 이월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예산을 이월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국립대 시절의 제약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인데, 이 때문에 본부가 우선순위로 두는 정책을 시행하고자 수입대체경비를 아껴두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획과 정정규 행정관은 “만약 원칙을 따르지 않고 수입대체경비를 많이 이월하면 국회가 수입대체경비 예산 편성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학협력 역시 비슷한 문제에 발목 잡혔다. 멀티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산학협력에 대한 지원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기업이 산학협력단지에 입주하는 것조차 힘들다. 일례로 2015년에 조성된 평창캠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산학협력단지(산학협력단지)에 입주한 기업은 8개에 불과하다.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산학협력팀 김창노 직원은 “평창캠 산학협력팀이 산학협력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을 엄중히 심의해도 본부 재산관리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기업 입주가 가능하다”며 “그러나 재산관리위원회가 1년에 많아야 2번 열리기에 기업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립과 법인 사이, 서울대 부동산의 딜레마

◇학술림은 누구의 손에?

서울대는 현재 관악캠퍼스 이외에도 연건·수원·평창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 학술림, 농장, 목장 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법인화 추진 당시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 보니 서울대는 또 하나의 자산인 부동산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서울대는 국립대 시절 관리하던 국·공유재산 전부를 양도받진 못한 상황이다. 법인화 이후 관악·연건·수원캠퍼스 등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공유재산의 70% 정도는 서울대에 무상으로 이전됐지만, 여의도 면적 59배(17,110헥타르)에 달하는 학술림 3곳의 무상양도는 아직 논쟁 중이다. 학술림을 양도받지 못하면 연구의 지속성이 끊길 우려가 있다. 박양호 남부학술림장은 “산림과학 분야의 교육 및 연구는 10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5년마다 무상사용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며 “연구 지속성을 위해서 학술림을 양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화 추진 당시 학술림을 양도받지 못한 원인엔 모호한 규정이 한몫하고 있다. 서울대법 제22조는 양도의 범위를 ‘서울대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어 서울대가 국유재산을 양도받기 위해선 그 필요성을 소명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가 서울대에 공유재산을 양도할 의무도 없다. 박성현 명예교수는 “원래 서울대법을 국회에 상정할 땐 ‘지방자치단체는 서울대가 관리하고 있던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양도해야 한다’고 규정했었다”며 “그러나 관련 이해당사자가 많았기에 국회를 거치면서 ‘양도할 수 있다’라는 애매한 조항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라 학술림 무상양도를 위해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설득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무상양도를 둘러싸고 주민들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사회와의 관계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체 학술림 중 94.7%의 면적을 차지하는 백운산 지역의 남부학술림을 두고는 지역사회와의 갈등이 7년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9월에야 토론회를 열어 지역주민과의 소통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무상양도에 대한 전면 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광양 YMCA 김정운 사무총장은 “서울대의 이미지가 지역에서 어떻게 비치는가에 따라 학술림 양도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며 “서울대가 더 적극적으로 지역민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금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선

서울대가 학술림을 양도받는다고 해도 학술림의 교육·연구 목적을 인정받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서울대가 국립대일 땐 건물 및 부지를 어떻게 사용하든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지만, 국립대학법인이 된 지금은 취득한 건물 및 부지를 교육·연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41조에 따르면 학교가 교육·연구에 사용하기 위해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해선 취득세를 면제받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취득일부터 3년이 지날 때까지 교육·연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취득세를 내야 한다.

실제로 서울대는 법인화 이후 취득한 몇몇 부동산을 교육·연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아 각종 세금 소송에 휘말렸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원캠퍼스(수원캠)에 36억여 원, 평창캠에 3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이에 서울대는 세금 부과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며, 현재 수원캠 세금 부과의 경우 서울대는 항소심에 패소한 이후 상고심을 준비 중이다. 법무팀은 “수원캠 부지가 교육·연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았기에 법원에 제출할 자료가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군다나 서울대의 멀티캠퍼스 중 예산 부족으로 방치돼있는 부지가 있어 세금 문제가 확대될 수 있다. 세금 문제가 불거진 이후 수원캠에 있는 종합관과 강당을 개축해 융·복합 문화예술 플랫폼을 짓고 있지만, 해당 건물을 제외한 미사용 건물은 아직도 세금 문제에 걸려있다. 시흥캠퍼스(시흥캠)의 경우 시흥시에서 지원받은 4천 5백억 원으론 전체 20만 평 중 3분의 1밖에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울대법 개정을 통해 비과세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의 모든 국립대학법인은 법률로 비과세 지위를 보장받기에 소유 부지를 사용하지 않거나 수익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법무팀은 “서울대는 고등교육법상 국립대기에 세금 납부가 적절치 않다”며 “국가로부터 받은 출연금을 다시 지방자치단체에 세금으로 내는 것이 옳은 세금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무팀은 “서울대가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면 그 부담이 학생들의 등록금에 전가될 수 있다는 것도 세금 부과를 막아야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앞길이 캄캄한 서울대법 개정

법인화 이후 드러난 서울대법의 빈 구멍을 메우기 위해 본부는 2016년 ‘서울대법 개정을 위한 TF’를 발족했다.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같은 해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인이 ‘서울대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서울대가 국가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명시해,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조정식 의원은 국회에 제출한 ‘제안 이유’에서 “서울대가 법인화 이후에도 국립대로서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무를 지속해서 수행하고 있다”며 “타 국립대가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비과세 대상인 점을 고려하면 국립대학법인이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개정안에 비과세 조항이 포함돼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조정식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2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이는 개정안이 정인화 민주평화당 의원이 발의한 ‘서울대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정인화 의원 외 11인은 국유재산의 무상양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과의 협의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서울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곧 무상양도 문제에 있어 서울대의 법적 지위를 제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도 살고, 너도 살고

결국 서울대의 지위를 둘러싼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서울대가 부동산 문제 및 재정난을 해결할 실마리는 공공성 회복에 있다. 서울대법 개정은 물론, 학술림 무상양도, 수익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서울대가 공적 책무를 다하며 국회와 지역사회를 설득해야 때문이다.

서울대가 국·공유재산 무상양도와 수익사업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엔 서울대가 이를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할 것이란 불신이 있다. 예컨대 백운산 학술림 무상양도를 반대하는 광양환경운동연합 백양국 사무국장은 “서울대가 남부학술림을 양도받아 수익사업을 할 것으로 의심하는 주민이 많다”며 “국가로부터 양도받은 재산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대의 수익사업이 공적인 일이 아닌, 사적인 사업으로만 이해되면서 학술림 양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가 공공성을 갖춘 수익사업은 물론, 교육·연구 프로그램 지원 등 지역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정묵 교수는 “수익사업을 진행할 때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거나 지역사회 및 타 대학과 협력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성현 명예교수 역시 “처음엔 이익을 내는데 급급할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이를 키워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서울대가 키워 낸 기업이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수익사업에 대한 인식도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남부학술림에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프로그램들을 준비하면서 공공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수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의 고로쇠 사업을 지원하고, 임업인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그 예다. 박양호 남부학술림장은 “앞으로도 국비 사업을 유치해 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이와 함께 눈여겨볼 만한 사례가 기술지주 주식회사(기술지주회사)다. 2008년 설립된 기술지주회사는 학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창업 활동을 지원한다. 기술지주회사의 수익은 투자 재원이 되거나 산학협력단에 분배돼 서울대의 연구 환경 조성에 쓰인다. 서울대가 직접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한다는 점, 그 수익이 학내 연구 발전의 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기술지주회사는 공공성 있는 수익사업의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기술지주회사 박동원 대표이사는 “투자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현재 100억 원이 모였으며, 이번 달에 150억 원을 증액해 더 많은 학내 창업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인화 이후 7년, 재정난과 부동산 문제에 발목 잡혀 법인 서울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가 시흥캠 등 멀티캠퍼스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난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서울대가 공적 책무를 다해 서울대 발전에 대한 학내외 지지를 끌어내는 건 먼 길을 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 서울대가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막연하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법인화 이후 당면한 문제 해결이 절실한 지금, 오히려 근본으로 돌아가 서울대가 국립대학법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건 어떨까?

이승완 기자 lsw2439@snu.kr

사진: 박성민 사진부장 seongmin41@snu.kr

삽화: 홍해인 기자 hsea97@snu.kr 권민주 기자 kmj4742@snu.kr

레이아웃: 강세령 기자 tomato94@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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