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의 미래발전전략
한국대학의 미래발전전략
  • 대학신문
  • 승인 2018.11.18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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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휘창 명예교수
국제대학원

대학사회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학교육은 공급보다는 수요가 큰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는데, 최근 학력 인구의 감소로 인해 수요자가 급격히 줄고 있어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일류 대학이 아니면 입학생 모집에 심각한 난항을 겪게 된다. 일류 대학도 일시적인 여유가 있을 뿐 결국 비슷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교육의 국제화로 대학 간 경쟁이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서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발전전략을 찾아내야 한다. 전략이라는 용어는 군사나 경영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사회에서는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전략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은 최소의 자원과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이루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는 대학발전을 위한 네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수요자 중심의 실용전략이다. 19세기에 세계 최강국이던 영국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에 자리를 내준 것은 영국대학에 문제가 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영국 내에서 있었다. 미국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산업발전, 특히 서부개척과 더불어 철도, 건설, 환경, 농업, 축산 등 사회발전을 위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이 발전했는데, 영국에서는 당시 여전히 교양 위주의 교육만을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대학의 지속적 발전에 있어서 사회발전과 변화에 맞는 수요자 중심의 실용적 학문의 개발이 중요하다.

다음은 외국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국제화 전략이다. 국가마다 대학의 역할은 조금씩 다른 가치관과 초점을 토대로 운영된다. 영국의 대학은 교양위주의 교육을 강조하는 교수 중심의 학부교육형이다. 독일은 영국에 비해 대학의 연구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한편, 미국은 전문적이면서 현실적인 연구와 사회봉사 기능을 강조한다. 한국에선 당국자들이 자신들의 주관적 철학이나 경험에 따라 특정 외국대학을 지나치게 선호할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알맞은 모델을 벤치마킹해 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관련 분야를 연결하는 융합전략도 필요하다. 전통적인 학문분류에 따른 전문성만으로는 오늘날의 복잡한 현실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 현재의 공과대학은 과거의 공과대학과는 현저하게 다르다. 인문사회학 분야에서도 자유전공학부 등에서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현실 세계는 융합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전자 두 회사가 국제 소송을 할 때는 기술적, 경영적, 법적 문제가 모두 포함돼 있어 문과와 이과를 합하고 국가 간 법체계까지 다루는 한층 더 포괄적인 범위의 학문적 발전이 요구된다.

끝으로 관련 부문과의 협력을 통한 산·학 연계클러스터 구축전략이다. 효과적인 융합을 위해 일부 활동을 외부기관과 협력해서 수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가장 활발하게 추진할 방법은 산학클러스터 구축에 있다. 미국 내 혁신의 아이콘인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스탠퍼드대의 과목들을 보면 기업과 연계된 수업과 연구들이 활발하게 양성되고 있다. 기업은 대학연구의 탄탄한 기초연구를 활용할 수 있고, 대학은 기업의 최신기술 및 실용성 추구 면에서의 장점을 활용해 학문연구의 사회적 적용을 높일 수 있다.

이제 대학 사회는 새롭게 직면하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실제로 선진국의 손꼽히는 대학들도 최고라는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위의 네 가지 발전 전략을 꾸준하게 실행해 나가고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최고에 이르지 못한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시급하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외로부터 직면한 도전들을 잘 해결해 나가면서 새로운 경쟁우위를 창출해낼 수 있으면, 오히려 우리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큰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글은 문휘창의 「대학의 경쟁전략」 (『코리아 아젠다』 제1장, 강태진 외 20인 공저, 나녹, 2018)에서 발췌해 수정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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