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자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기술개발자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 대학신문
  • 승인 2018.11.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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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석박사통합과정

‘OK Google, 오늘 날씨 알려줘.’ ‘시리야, 어머니께 금방 집에 간다고 문자 보내줘.’

아마 최근에 보급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은 기기에 탑재된 음성 인식 비서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트랜지스터의 집적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GPU의 폭발적인 행렬 계산 능력을 바탕으로 한 딥러닝(Deep Learning)이 혁명적인 능력을 보여주면서 모바일 기기와 IoT 기술은 이전의 어떤 세대보다도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스마트폰은 사람들 간의 연락수단을 넘어 쇼핑, 영상, 금융거래, 게임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고, 불과 몇 년 전의 사람들이 사용해 온 대다수의 전자기기를 대체하는 핵심적인 기기로 탈바꿈해왔다. 또한 기업들은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스피커, 스마트 TV와 같은 IoT 기기들을 앞 다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진보된 기술은 인류에게 이전에 없던 거대한 편의를 가져다줬고 현대인은 스피커에게 말을 걸어 현재의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받거나 냉장고가 알려주는 조리법대로 요리를 만드는 생활을 영위하게 됐다.

하지만 기술의 찬란한 발전 이면엔 어두운 얼굴이 있다. 스마트폰에 URL이 포함된 스미싱 문자를 전송하고 이를 통해 금융 정보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빼내거나 강제적으로 소액 결제를 진행한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 오른다. 카메라를 탑재한 IoT 기기들은 해킹의 대상이 돼 이로 인한 사생활 침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활발해진 SNS 상에서는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 뒤에 숨어 누군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많은 공학도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기술의 발전은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지만 동시에 악의적인 사용으로 인해 이전에 없던 폐단을 낳았다.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이기에 기술의 발전은 양면성을 가진다.

학부시절 전기정보공학을 전공하고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모바일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연구실에 진학한 내가 정의한 공대 대학원생의 소명은, 학부시절 학습한 얕고 범용적인 전공 지식을 넘어 보다 심도 깊고 세분화된 공학적 소양을 쌓아 인류가 일궈온 공학의 영역을 연구를 통해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원생으로서, 나아가 미래에 공학 기술의 최전방에서 기술의 발전에 공헌할 한 사람의 공학자로서 새로운 기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물론 기술은 언제나 진보해야 한다. 인류는 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이를 달성하는 것이 공학인의 숙명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악의적인 사용자’라는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채굴을 위해 노벨이 발명한 다이너마이트가 누군가에 의해 전쟁에 사용됐던 것처럼 개발자의 좋은 의도는 사용자에 의해 변질될 수 있다. 물론 개발자가 이러한 폐단을 개발 단계에서 모두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이로 인한 모든 책임을 사회에 전가하는 것은 올바른 행보가 아니다. 따라서 공학인은 도덕적인 잣대는 사용자들에게 맡기되 자신이 개발하는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술이 악용될 여지가 있음을 인지하고 항상 경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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