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대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지난 14일(수) 「내일」 선거운동본부(선본)가 최종 경고 징계를 받았다. 총학 선본이 최종 경고 징계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과열된 선거의 민낯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선거는 「내일」의 징계 외에도 각종 의혹과 논란 등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학신문』에서 이번 총학 선거의 여러 논란과 사건들을 정리했다.

#1. 사전선거운동 징계/10월 15일

사진: 『대학신문』 사진 DB (사전선거운동과 관련 없는 사진)

이번 선거는 시작 전부터 과열의 기미를 보였다. 선거 운동 기간 전이었던 지난달 15, 17, 18일 「내일」 선본의 도정근(물리·천문학부·15) 정후보는 어깨띠를 두르고 강의실에서 자신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선거 정보에 대해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지난달 28일 총학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내일」 선본에 주의 징계를 내렸다. 이는 이번 선거의 첫 징계였다.

#2. 약대 벽보 부착 논란/10월 30일

사진제공: 약대 학생회

선거 운동 기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엔 「NOW」 선본의 약대 벽보 부착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8일 약대 학생회는 「NOW」 선본의 시설 훼손 및 기만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입장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약대 건물에 붙은 선거홍보 포스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NOW」 선본의 차우형(자유전공학부·16) 부후보가 임의로 약대(21동) 외벽의 포스터를 제거해 시설을 훼손하고 그 책임을 회피했다는 것이다.이에 같은 날 「NOW」 선본은 행정실 지침을 잘못 이해해 벽을 훼손했지만, 곧바로 행정실에 사과와 보상 의사를 전했다고 해명했다. 「NOW」는 “사과 요청이 선본 내에 잘 전달되지 않아 사과를 못 했다”며 “해당 사실을 알자마자 행정실을 찾아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부후보도 온라인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약대 학생회가 이를 받아들이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3. SUB 여론조사 답변 조작 사건/11월 4일

사진제공: ‘서울대학교 방송 SUB 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온라인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달 27일과 28일 서울대 방송동아리 SUB는 총학 선거와 관련한 온라인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조사 결과 「NOW」를 반복적으로 지지하는 약 60개의 응답이 발견됐다. 이에 총학 선관위는 조사에 착수했으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진전은 없었다. SUB는 선거에 끼칠 영향을 우려해 여론 조사 결과 원본을 외부에 공개하진 않은 상태다.그런데 지난 4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 ‘스누라이프’ 등에서 「NOW」 선본이 SUB 여론조사 답변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음날 「NOW」 선본은 SUB 여론조사 응답에 어떤 조작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4.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글 작성 파문/11월 10일

사진제공: 총학생회 페이스북 페이지

선거 전날인 지난 11일 「내일」 선본에 대한 징계공고가 올라오며 총학 선거는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0일 「내일」 선본이 에브리타임 공식 계정을 이용해 「NOW」 선본을 비방하는 게시글을 익명으로 작성했다는 제보가 총학 선관위에 접수됐다. 「내일」의 이범휘(인류학과·15) 당시 공동선본장은 게시물 작성 혐의를 부인했지만, 총학 선관위 조사 결과 이 씨의 위증이 드러났다. 이후 그는 자신이 「NOW」 선본을 비방하는 게시글 여러 개를 작성한 사실을 시인했다. 「내일」 선본은 입장서를 통해 “이번 사건은 이범휘 공동선본장의 단독 행동”이라며 이 씨가 선본장 직에서 사퇴했음을 알렸다. 이에 덧붙여 「내일」 선본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NOW」 선본은 「내일」 선본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사퇴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게시글 논란 이후 「내일」 선본은 지난 14일 선거운동 금지 게시판에 부착된 벽보에 대해 시정명령을 받고도 일부를 제거하지 않아 다시 한번 주의 징계를 받았다. 결국 총 2회의 경고와 2회의 주의 징계를 받은 「내일」 선본엔 최종 경고가 선고돼 선거운동이 금지됐다. 하지만 사실상 선거운동이 이미 끝난 상태였기에 실질적인 제재를 받진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두 선본을 둘러싼 논란과 사건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총학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에브리타임, 스누라이프 등의 커뮤니티 내에선 “차라리 자하연 오리를 총학생회장으로 뽑자”는 글이 많은 공감을 받는 등 이번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입학 후 첫 선거를 치른 김서현 씨(식품동물생명공학부·18) 또한 이번 선거에 대해 “두 선본 모두 너무 과했다”며 “학생들의 대학 생활 개선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뜻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 선본을 비방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모습에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레이아웃: 조정빈 편집장 partner327@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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