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살아있는 수업의 현장
『대학신문』, 살아있는 수업의 현장
  • 대학신문
  • 승인 2018.11.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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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빚은 지지 말자! 이 다짐은 늘 실패다. 아직 나이 탓은 아닐 텐데 원해서 글 쓴 기억이 아득하다. 이번 기고도 예외는 아니다. 지인의 조심스러웠던 원고청탁에 그만 원고 쓰기를 덜컥 약속했다. 나의 이 조심스럽지 못한 행동은 또 나를 글 빚쟁이로 만들었다. 『대학신문』 한 호를 읽고 짧은 감상을 쓰는 것이라니 그래도 내심 이번 빚은 가벼워 보였나 보다.

월요일 아침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막 구운 빵처럼 따끈따끈한 『대학신문』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신문을 놓치기는 싫었다. 이번 원고를 준비하며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었다. 이왕 기고란의 제목이 그러하니 처음부터 끝까지 글자 하나 빠트리지 말고 읽어보자는 것이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아무래도 종이신문이 필요했다. 마침내 미션 클리어! 태어나 처음으로 한 신문의 모든 문자 읽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 기고란의 진짜 목적은 평소 『대학신문』에 무관심하던 나 같은 불신자를 개종시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제 지난 잘못에 대한 고백이다. 먼저 그들의 노고를 몰랐다. 기껏 신문을 읽는 데에도 이렇게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만들기 위한 준비와 노력의 손길은 말해 뭣하겠는가? 무엇보다 부끄러운 것은 나의 무지다. 『대학신문』에 이렇게 좋은 기사가 많은 줄 미처 몰랐다. 학내에 있으면서도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문제도 있었고 이번 1974호를 읽지 않았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문제도 있었다. 법인화의 문제를 지적한 기획 기사가 전자라면 관악사 입주생 선발 방식 변경, ‘한류드림기부콘서트’ 특집, 총학 선거의 후보자 토론회와 인터뷰 등은 후자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학신문』은 살아있는 수업의 현장이었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법, 윤리를 다룬 기획 기사는 평소 수업 시간 학생들과의 토론에 자주 등장했던 주제다. 가끔 피상적인 논의로 아쉬웠던 강의실에서의 토론이 이 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면 훨씬 더 풍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수업에서 한 학생은 총학 선거를 둘러싼 학내언론의 문제점을 제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 수업 구성원들이 이번 1974호에 실린 총학 선거에 대한 기사들을 읽고 이런 토론에 참여했다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됐을 것이다.

결국 직업병이 도졌나 보다. 나 같은 선생에겐 ‘기승전수업’이라고 했던가. 다음에는 나도 『대학신문』을 읽고 글을 써 보는 과제를 내봐야겠다. 물론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읽는 것도 포함해서.

김재호 교수

기초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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