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목) 자연대(25-1동)에서 ‘생활협동조합(생협) 조리 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및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가 열렸다. 발표회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공동행동)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대학노조)가 함께 시행한 조사 결과 보고와 생협 직영화 관련 발표로 이뤄졌다. (『대학신문』 2018년 9월 3일자)

공동행동의 이번 발표회는 생협 조리 노동자들의 근무환경 실태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5월부터 실시된 설문조사와 면담을 바탕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는 생협 조리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에 하루 2시간 이상 시달리고 있었다. 목이나 허리를 숙이거나 옆으로 비튼 상태에서 2시간 이상 작업하는 조리 노동자의 비율은 각각 81%와 74%에 달했다.

고강도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통증을 호소하는 조리 노동자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어깨, 허리, 손목·손가락의 통증을 경험한다는 응답의 비율은 모두 90% 이상에 달했고, 목, 팔·팔꿈치, 무릎, 발·발목의 통증을 겪는 비율도 모두 70% 이상이었다. 이들 중 90% 이상은 통증이 1달에 1번 이상, 1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된다고 답했다.

이처럼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조리 노동자들에겐 치료와 휴식이 필요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들은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통증과 증상으로 일상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 그러나 치료를 하는 중에도 고강도의 노동을 병행하기에 만성적 통증과 질환을 겪고 있다. 조리 노동자들이 병원을 다니면서도 일을 쉴 수 없는 건, 생협 식당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빽빽한 일정으로 식당이 운영되기에 하루를 쉬는 것 조차 쉽지 않다. 발표를 맡은 강경희 씨(사회복지학과·16)는 “업무가 과중하고 대체 인력이 없어 연차와 병가 사용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태조사 결과 보고 이후엔 생협 직영화를 통한 조리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제안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공동행동 윤민정 공동대표(정치외교학부·15)는 “생협의 재정이 직영화되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비용이 인건비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 조리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표회에 참석한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이창수 부지부장은 “이번 발표를 통해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객관적인 수치로 볼 수 있었다”며 “이 조사 결과는 이후 노동자들이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협상 등에서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유수진 기자 berry83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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