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잔물결로 「파랑」이 일으킨 큰 물결은?
모두의 잔물결로 「파랑」이 일으킨 큰 물결은?
  • 김민주 취재부 차장
  • 승인 2018.11.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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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제60대 총학생회 「파랑」의 1년, 제 점수는요
사진 제공: 제60대 총학생회 「파랑」

지난해 11월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 단일 선거운동본부(선본)로 출마한 「파랑」이 당선되면서 「U」가 떠나고 제60대 총학 「파랑」의 시대가 도래했다. 「파랑」은 당선 직후 당선사를 통해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며 “학우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수행함으로써 학우들의 눈길이 머물 수 있는 총학, 함께 어우러지는 총학”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제61대 총학 선거가 끝났고 새 총학이 당선된 지금, 『대학신문』은 제60대 총학 「파랑」의 임기 종료를 맞아 파랑의 지난 1년을 되돌아봤다.

1. 「파랑」의 꿈은 얼마나 이뤄졌을까?

「파랑」의 전체 공약 및 영역별 이행 상황이다. 본부나 단과대 등에서 단독으로 이행 완료한 사업과 겹치는 공약은 제외했으며, 부분적으로 이행된 공약은 0.5개로 계산했다.
「파랑」의 전체 공약 및 영역별 이행 상황이다. 본부나 단과대 등에서 단독으로 이행 완료한 사업과 겹치는 공약은 제외했으며, 부분적으로 이행된 공약은 0.5개로 계산했다.

◇반쪽만 남은 기조=「파랑」은 출마 당시 총 3가지 기조 △일상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총학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어우러지는 총학 △학우들 간 갈등을 해결하고 존중과 배려를 통해 모두가 화합하는 총학을 내세웠다. 그 중 첫 번째인 ‘일상에 관심을 가진다’에 해당하는 생활 밀착 공약의 경우 △교환학생 학점 인정 제도 개선안 마련 △예비군 출석 인정 공문 발송 △정문에 따릉이 설치 △윗공대 셔틀 30분 연장 운영 등을 달성했다. 하지만 생활 밀착 공약 전체를 살펴봤을 땐, 총 18개 중 7.5개의 공약을 실천하는 데 그쳐 41.7%로 절반 이하의 이행률을 보였다. 「파랑」은 국제학생증 무료 발급 행사나 영화 상영회 개최 등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은 사업도 진행했지만, 이벤트성 사업에 머물러 해당 기조를 완전히 달성했다고 보기엔 미흡한 면모를 드러냈다.

「파랑」은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조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보였다. 「파랑」은 어우러지고 모두가 화합하는 학생사회를 만들겠다 선언했으며, 임기가 끝나가는 현재 「파랑」 스스로도 다양한 학내 목소리에 반응하며 어느 한 의견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사업을 실시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혀왔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체육교육과·13)은 “「파랑」의 기조에 맞게 어떤 성향을 지닌 개인이나 단체에서 손을 내밀든 최대한 잡아주려고 노력했다”며 “총학에 들어온 모든 제의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공유하고 이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랑」은 임기 중 음대 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 사범대 학생회와 마찰을 빚는 등 화합의 학생사회를 온전히 일궈내진 못했다.

◇공약 이행률 42.5%, 고민 부족의 결과=「파랑」이 출마 당시 공개한 정책자료집을 바탕으로 『대학신문』이 공약 이행 여부를 점검해 본 결과, 정책자료집에 제시된 53개 공약 중 「파랑」이 이행 완료한 공약은 18개, 부분적으로 이행한 공약은 9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바탕으로 부분 이행한 공약을 0.5개로 계산했을 때 전체 공약 이행률은 42.5%에 불과했다.

「파랑」은 이행하지 못한 공약들에 대해 대부분 “생각한 것보다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기관과의 연계가 쉽지 않아 실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은 출마 전 공약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파랑」은 지난해 출마 후 『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중심 공약으로 시흥캠퍼스(시흥캠) 관련 공약을 언급하며 “학우들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학신문』 2017년 11월 13일자) 그러나 이 또한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반쪽짜리 약속으로 남고 말았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임시 전학대회에선 시흥캠과 관련한 심층 조사 없이 시흥캠 추진위원회(추진위) 참여가 결정된 바 있다. (『대학신문』 2017년 12월 30일자) 그 외에도 비슷한 이유로 △총학 사이트 개선 △근로장학생 본부 직접 선발 △겨울 계절학기 신청 가능 학점 9학점으로 증가 △셔틀버스 일원화 △군인 원격강좌 확대 및 오프라인 시험 시 휴가 보장 △윗공대 편의시설 다양화 및 연장 운영 등의 공약은 이행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랑이 남긴 것들=「파랑」의 공약 중 비교적 높은 이행률을 보인 분야는 ‘소통’이었다. 「파랑」은 여름방학까진 꾸준히 SNS에 총운영위원회(총운위) 결과지를 게시해 총운위에 대한 일반 학생들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학내 언론과 정기적 모임을 주관해 학생들에게 더욱 신속하게 소식을 알리려 노력했다. 중요한 사안이 논의되는 총운위나 주요 행사의 경우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것 또한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거버넌스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학생 전체가 정책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총장선출과정에서 학생들의 정책평가는 교원 정책평가의 9.5%로 환산돼 반영됐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공약으로 총장추천위원회의 정책평가 비율을 없애고 학생, 교수, 직원의 정책평가 결과가 1:1:1의 비율로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실적으로 한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쉽지만 모든 학생들이 총장선출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랑」은 성낙인 전 총장(법학과) 재임 시절 재경위원회 참관을 약속받기도 했다.

O -이행(1개), △ - 부분이행(0.5개), X - 미이행(0개)

2. 학내 구성원의 눈으로 본 「파랑」

지난 20일(화)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학생회관 1층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랑」의 1년에 대해 묻는 간단한 설문을 진행했다.

◇학생의 눈: 멀리서 봐야 예쁘다, 잠깐 봐야 사랑스럽다=『대학신문』은 학생들이 「파랑」에 대해 가진 전반적인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20일(화)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학생회관 1층에서 간단한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조사는 「파랑」의 1년에 1~5점으로 점수를 매겨 해당하는 점수의 칸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174명이 참여한 설문의 평균 점수는 3.98점이었다. 실제 최근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파랑」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종종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제61대 총학 선거에 출마한 두 선본에 관해 각종 논란이 쏟아지면서 (『대학신문』 2018년 11월 19일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두 선본과 현 총학을 비교하며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었던 「파랑」을 지지하는 글이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파랑」의 임기 동안 「파랑」과 직·간접적으로 함께 일한 과·반 학생회장들의 경우 「파랑」에 대해 마냥 긍정적인 생각만을 갖고 있진 않았다. 일부 학생대표자들은 「파랑」만의 선명한 색채가 없었다는 점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았다. 윤리교육과 이현지 학생회장(윤리교육과·16)은 “「파랑」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데자와나 스윗밸런스 등 간식 사업밖에 없다”며 “출범할 때부터 「파랑」의 방향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했고 이는 임기 말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건축학과 건축공학전공 조형곤 학생회장(건축학과·16) 또한 「파랑」에 대해 “큰 사건 사고 없이 임기를 마무리했다”면서도 “기억에 남는 업적이나 세부 정책이 없어 아쉽다”고 평했다.

한편 「파랑」이 학생 사회의 구심점으로 기능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국문과반 오세원 학생회장(국어국문학과·16)은 「파랑」이 “학생들의 단편적인 생활 복지에 치중한 도우미에 가까웠다”며 “의견 수렴 과정에 총학 산하의 과·반 학생회 구조가 활용되기보단 개별 학생 또는 학생 모임이 총학에 문제를 제기하고, 제기된 문제를 총학이 대리로 해결해주는 식으로 대부분 사업이 진행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교직원의 눈: 경청의 자세 갖춘 성실한 총학=학생대표자들 대부분이 아쉬운 점 위주로 의견을 표한 것과 달리 교직원은 「파랑」을 성실하고 합리적인 총학으로 기억했다. 이런 평가엔 전임 총학인 「U」가 시흥캠 실시협약 철회를 주장하며 본부를 재점거하는 등 본부와 갈등을 이어왔던 것과 달리, 「파랑」은 임기 중 시흥캠 문제가 일단락되며 본부와 큰 불화 없이 임기를 마쳤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전창후 학생처장(식물생산과학부)은 “「파랑」은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본부에 전달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항상 합리적인 자세를 취했다”며 “본부와 학생사회가 서로 존중하면서 주요 사안들을 협의해 나가는 대학 문화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서라면 몇 번이라도 본부를 찾아와 성심을 다해 내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부지런함을 보여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또 「파랑」이 여러 구성원의 목소리에 모두 귀 기울이려고 노력한 점을 높이 사기도 했다. 성낙인 전 총장은 “학내 다양한 목소리를 최대한 듣고자 하는 자세가 돋보였다”며 “시흥캠 이슈와 총장선출 등으로 학내외가 혼란한 상황에서 학내 분위기를 안정화한 공이 크다”는 평가를 남겼다. 학생지원과 조인수 선임주무관도 「파랑」에 대해 “‘굿 리스너’(Good Listener)라는 이미지를 남긴 학생회로 기억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직원 사이에도 「파랑」의 활동에 아쉬움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외적인 목소리를 많이 내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한 아쉬움으로 언급됐다. 사회대 주병기 학생부학장(경제학부)은 “「파랑」이 학내 이슈에만 집중해 활동한 점이 아쉽다”며 “역사적으로 총학은 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두고 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맡곤 했는데, 「파랑」은 이 부분에서 리더십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3. 「파랑」이 「내일」에게

지난 19일 제61대 총학 선거 본투표가 성사되며 경선 끝에 「내일」 선본이 최종 득표율 49.41%로 당선됐다. 『대학신문』은 퇴임을 앞둔 신재용 총학생회장을 만나 「파랑」이 차기 총학인 「내일」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우선 「내일」의 슬로건을 언급했다. 그는 “「내일」이 내건 ‘내 일상과 함께하는 총학’이란 문구는 총학이 학생 개개인에게 다가가겠다는 점에서 「파랑」의 것과 비슷하다”며 “모든 학생을 위하며 누군가를 소외시키지 않는 총학, 누군가 손을 내밀면 잡아줄 수 있는 총학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약 이행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내일」의 공약 중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았으나, 그 실현 가능성엔 의문이 든다는 학생들의 반응도 있다”며 “자세한 조사가 선행되지 않은 공약이 있다면 꼭 한 번 더 알아봐 약속을 지키는 총학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와 함께 신재용 총학생회장은 학생 개인의 복지에도 최선을 다하되, 총학으로서 마땅히 임해야 할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도 신경 써줄 것을 주문했다. 신 총학생회장은 “「내일」의 도정근 정후보(물리·천문학부·15)가 지난 한 해간 사회학과 H교수 사건이나 총장선출제도 개선과 관련해 일선에 나서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앞으로 모든 굵직한 사안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신 총학생회장은 이번 제61대 총학 선거에 관해서도 운을 뗐다. 그는 “입학해서 본 선거 중에 가장 과열된 총학 선거였다”며 “각종 논란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었던 만큼, 당선돼서도 이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총학을 운영하는 데 거울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신문』이 선본 「파랑」을 만나 인터뷰를 마친 지 벌써 1년이 흘러, 제60대 총학 「파랑」의 임기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파랑」의 임기 중 시흥캠 추진위에 학생이 참여하기로 결론이 나면서 지난 몇 년간 최고의 화두였던 시흥캠 문제가 일단락됐으며, 두 번의 총장선출이 진행됐고, 사회학과 H교수 사건으로 인해 교수와 학생 사이 인권 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선 초기 거시적 문제에 소홀할 것이란 우려를 받던 것이 무색하게 「파랑」은 학생사회의 거시적 부분과 미시적 부분에 모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파랑」이 임기 동안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과, 선본 시절 제시했던 공약 일부만을 지킨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음 달이면 새롭게 임기를 시작할 제61대 총학은 갈등으로 얼룩진 학생사회를 봉합하고, 학생들의 일상과 굵직한 사안을 균형 있게 다루는 총학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라본다.

삽화: 권민주 기자 kmj4742@snu.kr

사진: 황보진경 기자 hbjk030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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