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관 1층 세미나실에서 장학금 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민자혜 씨(농경제사회학부 박사과정·13)를 만났다. 그는 박사과정 수료 도중 아이를 낳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부모학생으로, 이번 시상식에도 어린 아들과 함께 참석했다. 인터뷰 도중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걸려오자 민자혜 씨는 “어린이집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항상 겁이 난다”며 잠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육아와 연구 모두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학금 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 소감을 말해달라=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우수상으로 선정돼 놀랐다. 사실 공모전에 응모하면 참가자 모두에게 커피 기프티콘을 준다고 해 아이와 함께 카페에 가려고 응모했다. 덜컥 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하고, 우수상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하다.

◇장학생이 되어 어떤 도움을 받았는가?=배우자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지 못했더라도 삶이 곤궁했을 것 같진 않다. 하지만 기초학문후속세대 장학금을 받으면 프로젝트 등 연구 외적인 업무를 하지 않도록 제도로 보장돼 있는데, 이것이 연구에 집중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기초학문후속세대 장학생으로서 앞으로 어떤 연구를 계속할 예정인가?=원래 농업 생산 현장 쪽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도시에 살며 결혼 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농업에 대한 도시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연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아직 어떤 연구를 계속할지 정확히 정하지 못했다.

◇석사졸업 후 직장에 다닌 것으로 안다.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는가?=연구원이라는 직업 특성상 언젠간 박사학위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나주로 지방 이전했기 때문이다. 당시 2세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지방에 가면 주중에 아이를 못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해 서울에 남았다. 확실히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고 느꼈다. 앞으로의 직장도 수도권 내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 안에서 정할 예정이다.

◇출산 이후 박사과정생으로 돌아왔다. 후회하진 않았는가?=많은 직장인 부모가 그렇듯 계속 직장생활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아이를 돌보는 데 전념하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배우자와 가족, 지도교수님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줬고, 육아와 학업을 병행한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걱정했던 것보다 잘 지내고 있다. 또한 여태까지 공익증진을 위한 분야를 연구해 왔는데, 연구를 계속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육아와 연구 모두 잘 되고 있어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육아와 대학원 학업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박사과정생 중에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도 하고 지도교수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는 편이라 학교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육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하루 24시간도 넉넉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 일찍 학교에 온 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시간인 4시 전에 출발해 저녁 시간에 아이를 돌본다. 이때 연구와 육아의 전환이 쉽지 않다. 학교에서 연구하는 시간이 끝나자마자 아이에 집중해야 해서 석사과정 때와 달리 연구가 단절되는 느낌을 받는다.

끝으로 민자혜 씨는 “장학금 덕분에 수업과 연구에 집중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하며 “다른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장학금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내려놓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된 만큼,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다른 장학생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사진: 황보진경 기자 hbjk0305@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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