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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건강을 책임지다: 32년차 베테랑 원윤정
  • 주시현 기자
  • 승인 2018.12.02 07:38
  • 수정 2018.12.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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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진료소에서 밀려드는 업무 때문에 바쁘게 일하고 있는 원윤정 싸를 만났다. 원 씨는 바쁜 와중에도 반갑게 기자를 맞아주었다.

무료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보건진료소를 처음 찾은 신입생 A씨, 잦은 밤샘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대학원생 B씨, 최근 들어 당 수치가 말썽을 부리는 교수 C씨까지. 서울대 보건진료소(보건진료소)를 방문해본 구성원이라면 거치지 않을 수 없는 이가 있다. 바로 32년차 베테랑 원윤정 씨다. 그는 임상병리사로, 보건소를 찾은 이들로부터 혈액, 소변, 대변, 그리고 체액과 같은 가검물*을 채취하고 이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정밀히 파악한다.

◇어떻게 서울대에 오게 됐나?=인턴으로 수료한 뒤, 일반 병원에서 잠시 근무 하던 중 서울대 의대에 계신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오게 됐다. 병원보다는 학교에서의 근무가 편할 것 같아 이동을 결심했었다. 86년도에 처음 서울대에 왔는데, 이때 26살이었다.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땐 이렇게 오래 일할 생각이 없었는데 쉴 틈 없이 근무하다보니 어느새 32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이도 많이 먹고, 살도 많이 쪘다. (웃음)

◇일과를 소개해달라=진료가 9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8시 반 전에 출근해 미리 준비한다. 오전 진료는 원래 12시까지지만 진료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로 12시 반쯤 점심을 먹으러 가며, 일이 많을 땐 밥을 빨리 먹고 와 바로 다시 일한다. 오후엔 오후 진료를 보는 동시에 오전에 검사를 마친 환자들의 결과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가끔 환자의 증상이 심하면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기 전에 채혈검사 결과가 꼭 필요하다. 이 경우엔 다른 일을 제쳐두고 채혈 검사 및 결과처리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나를 포함해 2명의 임상병리사가 채혈, 혈압 측정, 체성분 검사, 심전도 검사까지 다양한 일을 함께 맡는다. 검사 결과 데이터가 잘 나왔는지 확인하고 또 이를 전송하는 것도 우리의 업무라, 하루 종일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오후 검진은 5시 반까지며 검진이 마무리되면 퇴근한다.

◇학내구성원들은 어떤 일로 선생님을 찾는가?=학생들은 피로 때문에 보건진료소를 많이 찾는다. 특히 간 기능 검사를 많이 하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생기는 고지혈 검사를 하는 학생도 많다. 교수의 경우엔 대부분 콜레스테롤 혹은 당 수치 때문에 보건소를 찾는다. 예전엔 전체적으로 간염과 간기능 검사를 주로 했다면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 빈혈, 갑상선, 알레르기, 그리고 비뇨기계 쪽 이상까지 확인할 수 있다. 가능한 검사는 수천 가지가 넘지만 보건진료소에선 일반적인 검사를 많이 한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이상이 생겨 방문하는 경우보다 건강검진을 위해 보건소를 찾는 경우가 더 많다.

◇서울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화가 있다면?=처음 입사했을 때가 86년이었는데, 당시 서울대에 민주화운동이 한창이었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본부 앞 잔디밭에 모여 깃발을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했다. 최루탄에 맞거나 피를 흘리는 채로 보건진료소에 오는 학생이 많았다. 가끔은 학생들이 전투경찰을 볼모로 잡아와 지금은 없어진 일반 외과 쪽에 감금하기도 했다. 연기를 막기 위해 거즈로 입과 코를 막은 채 앰뷸런스를 타고 퇴근하곤 했다.

◇학생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채혈 검사를 하면 학생들이 지혈될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는데, 그럴 때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진다. 옛날엔 학생들이 정이 많아서 그런지 검사를 하고 바로 나가지 않고 남아서 자기 속내를 얘기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간 문제로 보건진료소에 자주오던 학생이 있었는데, 나중에 그 학생이 나 덕에 건강이 회복됐다고 부모님이 농사 지은 찹쌀을 푸대에 메고 와 선물로 준적도 있다. (웃음)

◇일하며 힘든 점은 없는가?=보건진료소 내 근로장학생도 있고 봉사하러 오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료실에서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면 굉장히 힘들다. 본부에 인원 증원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임상병리사는 내가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줄곧 2명으로 유지돼 왔다. 또 검사실 공간이 확충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물품 창고, 채혈하는 곳, 또 우리가 쉴만한 공간까지 필요한 공간이 많은 것에 비해, 현재 검사실이 굉장히 비좁다. 예전보다 기계도 좋아지고 환경도 많이 개선됐지만 조금 더 나아질 여지는 있는 것 같다.

*가검물: 병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채취한 물질

사진: 손유빈 수습기자 yu_bin0726@snu.kr

주시현 기자  sihyunjoo@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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