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인
(국어국문학과·15)

우수상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금 내가 써 보낸 글을 읽어봤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글이라기엔, 심지어 문학상 당선을 바라는 글이라기엔 많이 부족한 것 같아 우선 부끄러웠다. 구조가 너무 복잡하거나 두루뭉술한 느낌을 주는 문장이 너무 많아 평론으로서 적합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은 부분이 많았다. 평론의 대상으로 선정한 김숨의 『한 명』에 대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만을 늘어놓은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면 이 모든 걱정이 내 성격상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끝도 없이 쏟아지는 스스로에 대한 비판을 잠시 접어 두고자 한다. 그래도 내 글에 어떤 가능성을 보았기에 선정이 됐을 테고, 그 가능성에 나 역시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걸어보고 싶다. 대학 생활의 끝자락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흔적을, 또는 어떤 자취를 남길 수 있음에 감사하다. 글을 쓴다는 것이나 문학을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또 하나의 이유를, 또 하나의 긍정적인 표식을 찾은 것 같다. 이를 바탕으로 조금 더 흔들리지 않고 내가 가꿔온 길을 걸어 나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도 든다.

수상 소감을 적으면서, 벌써 꽤 가까이 종착점이 다가온 대학 생활을 돌아봤다. 뭘 그렇게도 바쁘게 살아왔나 싶은데, 그 바쁜 하루하루를 되짚어보니 결국 가장 노력하고 가장 많이 고민한 건 글을 쓰는 것이었다. 오히려 지난 시절엔 그것에 나름대로 자부심이 컸는데, 이제는 그만큼 어려운 일도 없고 뭔가를 써낸다는 것에 종종 큰 괴로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 고통을 글을 쓴다는 일에 조금 더 진지하게 임하는 긍정적인 태도로 생각하려 하지만, 때때론 내 특기나 취미로 삼아오던 것이 사라질까 불안하다. 그렇기에 그 불안에 대한 응원 또는 격려로써, 대학문학상 당선 소식은 정말 큰 기쁨이 돼주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글에 응원을 보태주셔서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으로, 더 진지하게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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