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오 교수
경영학과

정운오 교수(경영학과)는 서울대의 경영학 학위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 올바른 기업경영철학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임을 앞둔 그는 “한평생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서울대에서의 교수 생활이 내 삶에 큰 축복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Q.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을 텐데, 그럴 때 자신을 이끌었던 원동력을 꼽으라면 무엇이 있겠는가?

A. 어려웠던 적을 꼽으라 한다면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딸 때와 처음 강단에 서게 됐을 때가 떠오른다. 당시 결코 쉽지 않았고 굉장히 두려운 일들이었다. 젊었을 적엔 스스로를 믿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그런 난관들을 이겨냈다. 그러나 이러한 동력은 40대에 들어서면서 점차 약해졌고, 절대자의 도움이 간절해졌다. 그때부턴 기독교인이 돼 기도와 신앙의 힘으로 힘든 일을 헤쳐나간다.

Q. 좋은 강의를 위한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는가?

A. 좋은 강의를 하기 위해선 우선 배우는 사람의 입장이 돼 학생들의 눈높이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신만의 지식체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학문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이전에 배운 지식의 조각들을 맞춰 하나의 큰 퍼즐이 완성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양한 상황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논리적인 원칙을 가르치고 이를 응용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학생들이 실제 상황에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힘이 될 것이다.

Q. 서울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방안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

A. 우선 교수들이 탁월한 연구업적을 내 노벨상이나 그에 필적하는 상을 수상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 이 두 가지만 이뤄진다면 서울대의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선 학교가 먼저 세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를 학내 공용어로 사용하고 세계의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과 같은 노력을 통해 국제적 다양성을 높이고, 동시에 학내 구성원들 역시 열린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Q. 경영학자로서 개인적 소신이나 철학이 있다면?

A. 우리의 경제 형태인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면 인류의 행복이 증진될 것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기업이다. 하지만 사람이 기업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기업은 사람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하고, 정치는 이런 기업들의 훌륭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원칙만 저버리지 않는다면 기업은 사회와 인류에게 큰 힘이 돼 줄 것이다.

퇴임 이후의 계획을 묻자 정 교수는 “인생의 황금기는 65세부터”라며 “황금기에 접어든 인생을 베트남이나 태국, 말레이시아 등 회계학 인프라가 미비한 국가에서 꾸준히 강의를 하며 인프라 구축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삶에 꼭 필요한 덕목으로 ‘겸손’을 꼽으며 후학들에게도 겸손의 자세를 항상 지니고 살 것을 당부했다.

 

사진: 손유빈 기자 yu_bin0726@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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