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진흥원 “우선예약, 심의와 승인 절차 강화하겠다”

스포츠 진흥원, 테니스코트 ‘우선예약’ 남용

예약하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

학생은 코트 부족

스포츠 진흥원 규정 신설 등 변화 약속

예약 시스템에도 허점 드러나

스포츠진흥원이 교수 동호회를 비롯한 일부 모임에 테니스코트를 우선 배정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우선예약’ 제도는 수업 등을 목적으로 운영되지만, 일부 단체가 사적 용도로도 테니스코트를 우선예약할 수 있도록 스포츠진흥원으로부터 특혜를 받아온 것이다. 이에 대해 스포츠진흥원은 3월 중으로 규정 신설 및 정비를 약속한 상태다. 이외에도 현 테니스코트 예약시스템의 허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관악캠퍼스에는 행정대학원(57동) 부근과 해동학술관(32-1동) 부근에 총 두 개의 코트가 있으며, 모두 우선예약 혹은 일반예약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수업 및 건강강좌, 운동부 연습이 목적일 경우 코트를 우선적으로 배정 받으며, 이외에도 단과대 및 학과 공식행사를 위해 사용코자 하는 경우 학과장 직인이 포함된 공문을 스포츠진흥원에 제출하면 코트를 우선예약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한 동아리 정규 연습 및 개인 연습을 위한 시설 예약은 모두 일반예약으로 분류되며, 예약하려는 날짜 전 주 수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웹사이트를 통해 선착순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우선예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일부 단체가 코트를 선점하는 일이 거의 매주 벌어져 왔다. 실제로 『대학신문』이 스포츠진흥원에 확인해 본 결과, ‘교수테니스회’ ‘사범대’ ‘인문대’ ‘공대’와 같은 불분명한 명의로 교수 동호회가 매주 일정 시간대의 코트를 우선예약하고 있었다. 특히 일반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행정대학원 부근 잔디코트나 주말 오전 시간대에 이런 우선예약이 쏠려 있었다. 이외에도 주중 오후 4~6시 사이 시간대 또한 선점이 잦은 시간대였다. 공대 테니스코트 역시 학생들 사이에서 ‘교수전용’이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무분별하게 우선예약이 이뤄져 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기모임에 필요한 테니스코트조차 매주 치열하게 예약해야 하는 학생 동아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이렇게 코트를 선점해 놓고 정작 예약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회대 테니스동아리 ‘IMPACT’의 박주혁 회장(지구과학교육과·17)은 “‘교수코트’ 등의 이름으로 거의 매주 주중 오후에 코트가 예약돼 있지만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이용해 동아리원들의 연습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코트 선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관례적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보인다. 학부 시절부터 테니스를 즐겨 쳐온 나인성 씨(법학전문대학원·17)는 “코트 선점과 관련해 13년도에 스포츠진흥원 및 학생지원과에 연락을 해보기도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며 “불만은 계속 있었지만 문제를 제기했다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까 봐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진흥원은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현재 스포츠진흥원은 기존의 우선예약을 일반예약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실제로 3월 이후의 코트 예약은 우선예약 없이 대부분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스포츠진흥원은 우선예약에 대한 규정을 신설해 기준을 충족하는 단체들에 한해 소정의 이용 시간을 배정할 계획이다. 스포츠진흥원 권유진 조교는 “스포츠진흥원은 심의와 승인 절차를 강화해 기존과 같은 무분별한 시설 독점이 없도록 관리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한정된 교내 체육시설에서 단체들과 개인들의 수요를 조화롭게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테니스코트 인터넷 예약시스템 또한 허점을 드러냈다. 원칙적으로 시설예약사이트에 접속하기 위해선 마이스누 홈페이지에 구성원 아이디로 로그인한 이후 [스누인지원]▶[시설이용신청]▶[체육시설 이용신청]의 경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예약사이트 링크만 있으면 별도의 로그인 없이 사이트 접근이 가능하다. 때문에 사전에 구성원을 통해 시설 예약 사이트 링크를 전달받는다면, 누구나 별도의 구성원 인증 없이 시설 예약이 가능하다. 이는 또 다른 학내 인기 시설인 중앙도서관 및 관정관 스터디룸이 예약시 이름과 학번 입력으로 재학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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