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신엽 씨(성악과·19)는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의 주제가를 흥얼거렸다. 스스로 도전의 아이콘이라 자부하는 그는 27세라는 다소 늦은 시기에 본교에 입학해 세 번째 새내기 생활을 시작했다.

신 씨는 일반적인 성악과 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황하던 그는 가족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신 씨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해 성가대 활동을 하다가 성악을 시작했다”며 “꿈을 품으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각성했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을 결심한 그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값비싼 레슨비를 충당하고자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학업에 열중했다.

신 씨는 2014년 가천대 성악과에 입학했으나 재수를 결심하고 다음 해 중앙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음악공부를 이어갈수록 한계에 직면했다. 신 씨는 “다른 친구가 두세 곡 읽을 시간에 한 곡 읽기도 벅찼다”며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다보니 자존감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한 그는 2017년 군에 입대했다. 이후 특전사 군악대에서 성악병으로 복무한 신 씨는 군대의 폐쇄적인 분위기와 진로 고민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그는 “어딜 가도 성악병이 노래를 왜 이렇게 못하느냐, 성악병이 맞느냐 하는 핀잔을 듣고 살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런 신 씨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전역을 앞두고 사실상 성악을 포기한 상태였다는 그는 군악대장으로부터 입시에 다시 도전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신 씨는 “군악대장님의 도움으로 당시 예술요원으로 군에 복무하던 박기훈 테너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입시에 임한 그는 가족에게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생각에 군 월급을 모아 휴가 날 레슨을 받았다. 목이 쉬고 감기몸살에 걸려도 연습을 이어갔다. 그 결과 신 씨는 군 복무 중 본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1차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너무 무리한 탓일까, 2차 시험을 앞둔 그는 결국 성대결절로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신 씨는 다시 일어났다. 그는 “목사님, 군악대장님, 박기훈 선생님 등 많은 분이 도움을 주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신 씨는 한예종에 수석 합격했으나 장학금을 포기하고 본교에 진학했다. 이용훈 교수(성악과)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용훈 교수님은 자신을 성악가 아닌 사역가라 소개하며 기독교적 정신으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분”이라며 “그분께 노래뿐만 아니라 삶까지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본교 진학의 이유를 밝혔다.

신 씨는 “한 장학재단에서 4년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게 됐다”며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래계획을 묻자 그는 “앞으로 유럽 유학을 준비하며 언어 공부와 콩쿠르 준비를 병행할 것 같다”며 “다른 이에게 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유수진 기자 berry832@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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