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창회, ‘그들만의 총회’?
총동창회, ‘그들만의 총회’?
  • 김용길 기자
  • 승인 2019.03.03 0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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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회원’들은 미리 총회 접수

사무총장, “특혜 아니다” 반박

지도부 퇴진 요구 이어져

회장, 총회서 회칙 정비 약속

총동창회가 2019년도 정기총회 개최를 앞두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정기총회 참석 신청이 몇 시간 만에 마감돼 수많은 동창회원이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면서 △정기총회의 참석 정원에 제한이 있는 점 △총동창회에서 특별 관리하는 ‘그린 회원’들의 신청은 총회 날짜를 공지하기 이전부터 받아온 점 등을 두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총회 사전접수 관련 논란은 예고했던 것보다 이르게 시작된 총회 신청 접수가 불과 몇 시간 만에 정원을 채워 마감되며 불거졌다. 총동창회는 총회 사전 접수를 지난달 20일 전후에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에 기습적으로 참석 신청 공지가 올라왔고, 반나절 만에 천 명의 참석 정원이 모두 찼다. 총동창회는 행사 진행 및 안전 등의 이유로 더 이상의 총회 참석 사전신청 및 현장접수가 어렵다고 공지했다.

일부 회원들은 총동창회가 총회 참석 정원을 제한하고 있는 것에 반발했다. ‘서울대 단과대학 동창회장 협의회’(서단협) ‘서울대 민주동문회’ ‘서울대 ROTC동문회’ ‘서울대 총동창회 정상화를 위한 동문모임’ 등 서울대 동문 4개 단체는 정원에 제한 없이 모든 회원이 총회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동문 4개 단체의 총괄대변인인 오성민 씨는 “총회 참석 접수를 하지 못했지만, 참가 의사를 밝힌 인원이 1,000명에 이른다”며 “총회는 회칙 개정안을 비롯한 주요 결정이 이뤄지는 자리인 만큼, 참석의사를 가진 이들이 모두 참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동창회는 난색을 보였다. 총동창회 박승희 사무총장은 “총회가 개최되는 공간의 특성상 1,000명을 초과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없다”며 “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소를 변경하고 추가 접수까지 진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참석 정원을 채운 적이 없었다”며 이번 총회의 ‘조기마감’ 사태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걸 강조했다.

총동창회가 일부 회원들의 총회 참석 신청을 미리 받았다는 것도 논란이 됐다. 서울대 동문 4개 단체는 성명문을 통해 “총동창회 사무처가 특별 관리하던 일명 ‘그린 회원’에겐 15일 이전부터 이미 총회 신청을 받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이번 총회에서 이뤄질 회칙 개정 등을 두고 사무총장 등이 본인에게 우호적인 세력을 더 많이 참석하도록 하기 위해 신청 특혜를 준 것”이라고 총동창회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에 박승희 사무총장은 “지난 행사에 참석한 기록이 있거나 기부에 참여한 사람들을 그린 회원으로 선정했을 뿐 그린 회원들이 본인의 우호세력이라는 건 오해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전접수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이제까지 총회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에 공지 전 미리 참석 문의를 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참석 신청을 받은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총회에 대한 이례적 관심이나 논란의 배경엔 사무총장의 권력 남용 의혹과 총동창회장 선임 과정에서의 편파성 의혹 등이 있다. 서울대 동문 4개 모임은 “이제까지 박 사무총장이 멋대로 회칙을 바꾸고, 회장추대위원회를 자의적으로 선정하는 등 권력을 남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신수정 총동창회장의 선임과 관련해선 “회장추대위원회가 어떤 절차를 통해 구성됐고, 그들이 충분한 대표성이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지금의 회장이 추대됐는지 밝혀달라는 요구가 묵살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엔 ‘서울대 총동창회 정상화를 위한 동문모임’(서정모)이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지법)에 총동창회장 선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과 2월엔 서울대 동문 4개 단체가 총동창회장과 사무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등 총동창회 내의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총동창회는 지난달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논란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회칙 일부 개정안을 내놓았다. 담화문에서 총동창회장은 이제까지 제기된 논란이 ‘오해’라고 일축했으며,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회칙 개정안을 총회에서 발의하겠으며, 이번 정기총회를 마치는 대로 박 사무총장의 사표는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회칙 개정안에는 △회장추대위원회 구성 명시 △의결권, 선거권, 피선거권 행사 자격 명시 △사무총장의 권한 축소 △회장의 연임 허용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번 담화문 및 회칙 개정안에 대해 서울대 동문 4개 단체는 “정기총회 및 총동창회 정상화를 위한 시도로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서울대 동문 4개 단체는 “이번 총회의 정상화를 위해 △총회 참석 장소 변경 및 신청 접수 재개 △15일 공지 이전에 사전 접수한 회원 명단 공개 등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며 “이번 회칙 개정 또한 회장 추대에 있어 전임 회장의 절대적인 권한을 확립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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