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을 읽는 목적은 학내 구성원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교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다른 누군가는 ‘교외’ 사회의 문제에 대해 서울대인의 정제된 글을 읽기 위해 찾는다. 사람마다 ‘흥미로운 기사’의 기준도 당연히 상이하다. 수많은 단과대, 대학원의 학우분들뿐만 아니라, 교원, 행정·연구 시설의 구성원분들도 모두 『대학신문』의 잠재적 독자이다. 이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신문을 만들기란 참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매번 『대학신문』을 읽으며 느끼는 점은, 독자들의 이런 다양한 요구를 최대한 골고루 담아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학신문을 읽고’가 다루는 1979호 역시, 여러 가지 기사들이 적절히 조화되는 신문이었다.

먼저 개강호인 만큼 방학 동안 있었던 학내의 굵직한 이슈들이 대부분 다뤄졌다. 겨울 계절학기 이후 일어난 서울일반노동조합 서울대지부 파업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시 자세히 서술했고, 반대되는 두 의견도 모두 다뤘다. 해당 문제를 처음 알게 된 구성원들도, 객관적으로 의견을 형성할 수 있게 구성된 글이었다. 한편, 교외 취재 기사도 시의적절하게 구성돼 있다. 특히 5면에서 다룬 ‘얼굴 없는 독립운동가’ 심사 신동욱 선생에 대한 기사는, 3.1절 100주년을 가장 『대학신문』답게 기념한 글이라고 생각된다. ‘잠들지 않은 시대정신’이라는 우리 학보의 모토에 어울리는 인터뷰였다.

무게감 있는 글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의 조화도 흥미롭다. 1979호에선 총동창회 지도부 권력 남용 논란, 멀티캠퍼스 계획같이, 깊게 생각하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들이 꽤 긴 분량으로 다뤄지고 있다. 포퓰리즘과 민주주의같이 국민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주제는 아예 한 면을 차지한다. 한편 ‘수강신청 변천사’ ‘학번 부여 방법’ 같은 짧은 단편 기사, 그리고 27세 신입생 학우님과의 인터뷰, ‘산과 인생’ 강의 강사님의 흥미로운 기고가 위치한다. 다양한 소재·깊이·길이로 기사들을 구성해, 독자의 피로를 줄이는 배치가 인상 깊다.

다만 충분히 있을 법한 독자들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지는 못한 부분들이 보인다. 첫째로, 4면의 새로 배움터의 인권 친화적 변화에 대한 기사에서, 공대·농생대 등 자연계열 단과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언급되지 못한 단과대에 대해서는 추가로 비교표로 정리해 제시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됐을 것이다.

둘째로, 과학·기술을 다루는 기사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15면 사설도, 백신의 과학적 안전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백신 반대 운동’이라는 사회현상에 대한 정부의 대응 미비를 지적하는 글이었다. 분류하자면 ‘정책·사회’면에 어울리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호에서는 엄밀한 설명을 기반으로 하는 자연과학 기사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마지막 면의 신입생 명단은 3월이 ‘새로운 시작’임을 실감 나게 한다. 신입생분들을 비롯한 모든 교내구성원이, 각양각색 꿈꿔온 조화로운 새 학기를 보내기를 기원한다.

백승준

산업공학과·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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