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대중화의 열쇠로 국악퓨전을 꼽기도

동양음악연구소가 주최한 제7회 동양음악 국제학술회의가 「안팎에서 본 한국음악: 내외국 학자들의 한국음악 연구방법론」이라는 주제로 4, 5일 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한국음악과 사회’가 주제였던 제3부에서는 조슈아 필저(시카고대ㆍ박사과정)가 일본군 정신대였던 할머니의 흐느끼는 소리를 노래로 해석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일본군 정신대였던 할머니들과 1년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할머니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음악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흐느끼는 도중 숨쉬는 시점이 세 박자 리듬과 일치한다거나, 떨리는 소리를 꾸밈음으로 볼 때 흐느끼는 소리의 구조가 전라도 민요 버전의 계면조 구조를 가진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현지 연구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인정받았다. 하지만 김영운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는 정신대 할머니의 흐느낌이 다른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구별되는 음악양식적 특징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악계 내에서의 ‘퓨전’의 개념에 대해 학술적으로 논의한 제4부에서는 이소영 교수(정신문화연구원)와 앤더슨 교수(위스콘신대)가 토론을 진행했다. ‘국악퓨전’이란 국악적 어법 및 악기 등의 요소를 기반으로 외래음악의 요소를 섞는 것을 지칭한다. 이 교수는 현재의 퓨전 문화가 포스트모던한 문화 환경 영향 하에서 조성됐다고 언급하며 ‘국악퓨전’ 역시 대중예술과 고급예술,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재 등이 혼성되는 문화적 움직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교수는 퓨전 국악실내악단 ‘슬기둥’, 국악실내악단 ‘사계’ 등의 음악단체가 공통적으로 새로운 음악활동을 시도한 예로 볼 때, 국악퓨전에서 전통음악에 대한 사명뿐 아니라 음악가 개인의 고유한 창조성과 개성이 더욱 중시될 것이라 주장했다. 앤더슨 교수 역시 퓨전국악의 다양성은 다양한 종류의 혁신이라 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퓨전음악 활동이 전통음악의 대중적 기반을 넓히고 국악을 대중화시킬 수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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