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김성민<br></p><p>통계학과 석박사통합과정<br></p>
김성민
통계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여러분들은 유기동물을 생각할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감정이 무엇인가? 혹시 제목을 보고 ‘불쌍하다’ ‘사납다’ ‘사람들을 무서워한다’ ‘우울하다’ ‘더럽다’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들지 않았는가. (아니라면 굳이 시간을 들여서 이 글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과연 진짜 유기동물들은 불쌍하고 우울한 존재들인가. 왜 우리들은 유기동물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오늘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위와 같은 편견에 사로잡힌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유기동물들의 처우를 알리는 과정에서 그들의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즐겁게 놀고 행복해하는 사진보단, 불쌍하고 우울하게 철창에 갇혀있는 유기동물의 사진만을 봐왔고 자연스럽게 유기동물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이 유기동물들을 위한 모금에 한해선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그들을 위한 길이며, 그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실제로 반려동물 입양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기동물 입양’을 배제하곤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에게 뿌리 깊이 박힌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우울하고, 사람을 무서워하고, 불쌍하다’와 같은 편견 때문에 유기동물 입양을 부담스러워하고 꺼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유기동물들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하고 사람을 좋아한다. 이런 사실은 유기동물 보호소에 직접 가보지 않고선 알기 힘든 사실이기도 하다. 때문에 최근에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카라’와 ‘동그람이’에선 유기동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 ‘견생 2회차’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 역시도 유기동물 보호소에 봉사를 가보기 전까지 대다수의 사람들과 같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으며 버려졌기 때문에, 사람을 무서워하고 사납고 우울하고 활발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깨지는 데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봉사자들을 반가워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 보호소 안의 다른 친구들과 활발하게 지내고 있었다. 보호소 안의 많은 동물들이 사람에게 상처받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긍정적인 면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당장 유기동물을 위해서 보호소에 모금을 하거나 입양을 하란 소리가 아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하면 더 좋다.) 그저 여러분들이 유기동물들을 제대로 이해하기를 원하는 것이며,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들은 부정적인 존재가 아니다. 사랑을 줄 준비가 돼 있는, 또한 사랑을 받을 준비가 돼 있는 사랑스러운 존재들이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