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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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지 기자
  • 승인 2019.03.1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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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관악‘섬’에서 살아남기
사진 출처: 『대학신문』 1988년 10월 31일 자
사진 출처: 『대학신문』 1988년 10월 31일 자

 

1974년 서울대가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학생들에겐 두 가지 임무가 주어졌다. 하나, 어떻게 머나먼 학교를 오갈 것인가. 둘, 어떻게 광활한 캠퍼스를 가로질러 강의실로 이동할 것인가. 관악의 교통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학생들의 고군분투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그 유구한 역사를 찾아 『대학신문』 기자들이 약 40여 년 전 발행된 『대학신문』을 펼쳤다.

△1980년대 뚜벅이 통학부터 승용차 돌풍까지=80년대 초반엔 학내로 들어오는 버스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정문에서 강의실까지 20분 이상 걷는 것은 기본이고, 공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불편은 더 컸다. 특히 교련과목을 들으려면 학군단(66동)까지 가야 했으니 연강이라도 있는 날엔 학생들은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야 했다. 80년대 후반엔 학내 구성원이 보유한 승용차의 수가 1,000여 대로 1985년과 대비해 2.5배로 뛰어올랐는데, 학생들이 몰고 다니는 차는 300여 대였다고 한다. 승용차 수가 갑자기 늘어나며 주차 공간이 부족해진 것은 물론이고, 초보운전 학생들이 일으킨 접촉사고도 학내 문제로 부상했다. 아예 학내에서 운전 연습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일각에선 학생들이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것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1990년대 버스의 시대가 도래하다=90년대에 들어선 버스가 학교 안을 누비게 됐다. 낙성대에서 출발해 관악사 입구까지만 들어오던 봉천7동 마을버스는 1993년부터 노천광장까지 운행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노선 연장을 둘러싼 서울대와 버스 회사의 줄다리기는 계속됐다. 1997년엔 기계공학부 학생들이 본부에 건의한 끝에 마을버스가 신공학관(제1공학관, 301동)까지 운행하게 됐다. 낙성대와 학교를 오가는 셔틀버스도 도입됐지만, 버스가 정시에 오지 않는 일도 잦아 1교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편 공대 대학원생들은 학내 순환셔틀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순환셔틀이 학생의 학습권 보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간’에 대한 투자며, 학생들의 자가용 등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순환셔틀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0년대 학내 지하철역의 꿈은 이뤄질 것인가=2000년대 초반부턴 학내 지하철역 도입 가능성이 대두됐다. 경전철 신림선 착공이 확정되며 2009년부터 서울대 내에도 역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오갔다. 하지만 예산 분담 때문에 서울시와 갈등이 생겼고 기존 서울대입구역과의 연결 여부도 문제가 됐다. 서울대생만을 위한 역 건립이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았다. 결국 관악산 만남의 광장이 신림선 종착역으로 확정되며 학내 전철역 도입은 무산됐다. 이후 서울대는 경전철 서부선에 눈을 돌렸으나, 이 또한 드는 비용에 비해 효용이 낮아 무산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지난달 서울시 교통정책과 도시교통실에서 서부선을 서울대 정문 앞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서울대역’의 꿈이 한 발짝 가까워졌다. 하지만 2000년대나 지금이나 재학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어차피 나는 못 탈 지하철”이라는 것이다.

30년이 흘렀지만 ‘관악섬에서 살아남기’는 여전히 어렵다. 서울대입구역엔 아침마다 셔틀과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늘어서고, 퇴근길 서울대 정문-서울대입구역 구간과 서울대 후문-낙성대 구간은 꽉꽉 막힌다.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강신청 기간마다 두 건물 간에 연이어 수업을 들을 수 있냐는 물음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2018년도 ‘서울 시내 카카오택시 인기 출발지’ 5위를 기록한 교통의 오지, 서울대. 학생들이 더 편하게 캠퍼스를 누빌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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