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글로벌사회공헌단(공헌단)을 통해 매 방학 때마다 SNU 봉사단을 개발도상국으로 파견해 국제사회에서의 사회공헌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 겨울방학 동안 베트남 다낭으로 파견된 봉사단원이 현지인 지체 장애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단 공헌단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현재 사건은 피해자의 중재 요청에 따라 인권센터로 넘어갔다. 사건 발생 이후 현장 지도진의 미흡한 대처로 인한 비판과 함께 공헌단에서 지도해 온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성찰적 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헌단은 현지상황을 충분히 숙지하고, 위험이 될 만한 요소가 있었다면 사전에 방지했어야 했다. 위협 요소가 있다면, 사전에 프로그램을 변경하거나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이 마땅한 절차였다. 만일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인해 학생의 신변에 위협이 가해졌다면, 피해자와 가해자의 우선적인 격리 등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가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공헌단의 지도진들은 “베트남어로 ‘안 돼’라고 말해라”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등의 반응으로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는 등 미흡한 대처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공헌단은 봉사파견이 종료되고 2달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적절히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공헌단의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구조적 문제들을 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학내 혹은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과 달리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서울대 및 서울대 소속 기관들의 대처 방식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학내 구성원이 참여하는 국내외의 교육, 봉사, 연구 등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사건에는 학교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권침해 및 차별적인 사건 처리 과정이 숙지, 반영돼야 한다. 이번 베트남 다낭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서 공헌단이 취하고 있는 안일하고 미흡한 대처 방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서울대 구성원 전체의 교육과 태도를 성찰해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공헌단에서 추진해 온 해외봉사 활동의 경우 안전을 대비한 사전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사전 교육의 내용, 방법을 포함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공헌단은 다낭에서의 해외봉사 활동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이번 사건을 어쩌다 발생한 개별적인 사건이라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두 번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책임이 공헌단에게 주어졌다. 또한 공헌단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해외활동을 이어온 서울대 소속 기관들은 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및 교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사전 교육 및 추진과정에 대해 성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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